“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젊은 세대 공감 원했죠” [2023 BIFF]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젊은 세대 공감 원했죠” [2023 BIFF]

기사승인 2023-10-04 16:46:58
4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윤희영 프로듀서와 배우 주종혁, 김우겸, 장건재 감독(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예슬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포문을 여는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가 베일을 벗었다.

4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진행을 맡은 남동철 프로그래머 겸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과 장건재 감독, 윤희영 프로듀서, 배우 주종혁·김우겸이 참석했다. 주연배우 고아성은 최근 개인일정 중 천추골(엉치뼈) 골절 부상을 입어 불참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에서의 삶에 지친 계나(고아성)가 새로운 삶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며 만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2015년 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장건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담당했다.

7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프로젝트 마켓 출품작인 이 영화는 팬데믹으로 제작 일정이 밀리다 올해 초 제작을 마쳤다. 소설 속 계나가 해외 생활을 8년가량 겪는 것과 달리 영화는 3년으로 바뀌는 등 각색을 거쳤다. 배경 역시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바뀌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작품”이라고 운을 뗀 장 감독은 “계나와 다른 삶을 살았지만 공명하는 부분이 있어 영화로 꼭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답변 중인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개막작으로 ‘한국이 싫어서’를 택한 이유로 “젊은 세대의 현실이 잘 드러나 있어서”라고 밝혔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도맡아 기획한 남 프로그래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젊은 세대가 가진 불안감이 생략되곤 했다”면서 “그들이 처한 현실이 가감 없이 담긴 만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SNS에서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을 활용해 여러 국가명을 대입하는 패러디가 양산 중인 것을 들며 “어느 나라에서든 통하는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제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역설적이며 신랄한 제목”이라고 말을 잇던 남 프로그래머는 “K컬처에 관심이 뜨거운 시대다. 한국에 여러 환상을 가질 수 있지만 한국에 사는 젊은이가 가진 생각도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다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이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칭하고 있어도 젊은 세대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을 표현한 것”이라면서 “영화는 우리 삶을 얼마나 정직하게 반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점에 있어 ‘한국의 싫어서’는 특별한 가치를 갖는 영화”라며 흡족해했다. 윤 프로듀서는 “제목에 편견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막작 기자회견으로 첫 삽을 뜬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을 거쳐 열흘간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69개국의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해 총 269편을 만나볼 수 있다. 부산 내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총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상영 예정이다. 남 프로그래머는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우리가 차린 많은 것들을 맛있게 드셔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 개막해 오는 13일 폐막한다.

부산=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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