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예상을 웃돈 생산자물가지수(PPI)에도 국채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투심을 끌어올렸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57포인트(0.19%) 상승한 3만3804.8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71포인트(0.43%) 오른 4376.95, 나스닥지수는 96.83포인트(0.71%) 뛴 1만3659.68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공개된 9월 PPI는 시장 예상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지만, 시장 반응은 차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PPI는 전월보다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0.3%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8월 상승률(0.7%)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해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9월 근원 PPI도 전월보다 0.2% 오르는데 그쳤다.
PPI가 둔화하자 국채금리는 또 하락했다. 지난주 한 때 4.8% 후반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4.56%로 내렸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3bp 내린 4.69%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렸다. 이날 오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11월 금리 동결 전망이 한층 강화됐다. 의사록에는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이 분열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원 대다수는 향후 회의에서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일부는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4.1% 반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중동 분쟁이 확산하고 가운데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가 하락한 점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2.49달러(2.9%) 하락한 83.49에 마감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에너지, 필수소비재, 헬스 관련주를 제외한 8개 업종은 상승했다.
엑손모빌 주가는 원유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3.59% 하락했다. 반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주가는 1.44%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시에 상장한 독일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은 공모가 대비 12.61% 하락하며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국채금리 하락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시장은 물가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월가는 9월 CPI가 전달보다 0.3% 오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오늘 PPI 발표는 과도한 긴축 위험을 강조하고,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연준의 데이터 의존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12일 발표될 9월 CPI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