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시민단체가 디엘이앤씨 건설현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현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 및 책임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와 을지로위원회, 정의당, 디엘이앤씨 시민대책위원회,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이 참석했다.
고 강보경 노동자 어머니는 “노동자 8명이 죽는 동안 나라의 아버지 대통령은 뭘했느냐. 법이 제대로 시행됐더라면 사망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음 사고가 없도록 사회적인 책임을 묻고 법이 제대로 시행되길 간곡히 바란다”고 전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디엘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사고 7건이 발생했고,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활동가는 “고 강보경 사망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저지를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 중처법이 시행된 지 1년 5개월 동안 디엘이앤씨 현장에서 8명이 죽었는데도 제대로된 처벌을 받은 자가 없다”라며 “야만적인 국가고 살인기업”이라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감에서 고 강보경 사망사고 진상을 규명하고 유족에게 사죄하게 해야 한다”라며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디엘이앤씨 기업 책임자를 처벌하게 해야 한다. 또한 윤 정부 중처법 무력화를 저지하고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적용을 유예시키려는 개악 기필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원회 박주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중처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제대로 적용 안 되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거기에 정부는 중처법을 약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번 국감때 이런 문제를 점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법사위라서 검찰 수사가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지도 지적하고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은 “노동자 유가족을 보는 순간 가슴이 무너진다”라며 “애절한 마음이 모으여서 중처법이 만들어졌는데 법을 무력화시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목숨이 없다. 비정규직이라고, 외국인노동자라고 건설현장에서 죽어도 되는 건 아니다. 윤 정부는 국민 목숨값에 등급을 메겼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중처법이 작동되고 있지만 수사도, 기소도 늦어지고 법원 판례가 쌓이지 않음으로 윤 정부와 재개는 중처법이 큰 문제가 있는 것인양 무력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디엘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지난 2년에 걸쳐 8명 목숨이 사라졌다. 이건 기업이 앗아간 것”이라며 “분명하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 밝히고 유가족과 노동자들 눈물을 닦아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오늘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감이 열리고 증인 8명이 소환되는데 5명이 중대재해가 빈번한 사업장 대표”라며 “마창민 디엘이앤씨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도 출석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사망사고 3건이 더 발생했고 오늘 이 억울한 죽음을 맞아 유족들이 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기자회견에서 대책위와 유가족은 반복되는 중대재해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안전사회를 만들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안전한 사회와 노동시민 권리를 위해 저와 정의당이 이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당 강은미 의원은 “국민과 이 땅에서 죽어간 노동자들께 죄송하다”라며 “유가족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 명이 죽었을 때, 2명이 죽었을 때, 4명이 죽었을 때 제대로 조치했다면 강보경씨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도 중요하지만 이 법이 제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사법부가 제 역할을 해야한다”라며 “기업의 안전조치 미비로 더 이상 노동자들이 무참하게 죽지 않도록 정치가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은 “디엘이앤씨 국정감사는 최다 중대재발생 기업인 디엘이앤씨 사망사고 원인을 밝고 책임을 묻는 자리가 돼야 한다”라며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문제와, 수사기관 늑장대응 문제도 추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 합의 무산으로 이해욱 디엘그룹 회장 대신 마창민 대표가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마 대표는 오후 에 출석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