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무이자 대출받아 쌈짓돈 쓰게 해주는 국민연금

고금리 시대 무이자 대출받아 쌈짓돈 쓰게 해주는 국민연금

2019~2023년 상반기까지 ‘비연고지 근무자금’ 부적정 사용 131건, 금액 약 49억 달해
그중 무이자로 대출받아 전월세용도 목적 외로 사용한 사례 가장 많아
부적정 대출 기간에 대한 가산 이자 납부 의무나 주의 조치 전무
김영주 의원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 잃지 않도록 비연고지 근무자금 철저히 관리해야”
“필요하다면 불이익까지 부여해 부정대출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 마련할 것”

기사승인 2023-10-12 17:55:36
연고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 직원 복지 차원에서 무이자로 주택 보증금을 빌려주는 ‘비연고지 근무자금’이 생활비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어도 원금을 상환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처벌이나 불이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감사원으로부터 일부 직원이 무이자 대출 혜택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주의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는 만큼, 연금공단의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에서는 연고지가 아닌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해당 지역에 소재한 주택을 임차할 때 보증금으로 사용하도록 일정 기준에 따라 최대 8천만 원까지 무이자로 대여하고 있다. 2023년 9월 기준, 비연고지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약 197억 원 상당(492건)의 대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공단 비연고지 근무자금 대출 현황(2023년 9월 기준). 김영주 의원실 제공

한편, 공단에서는 [복리후생대부금 운용규칙]에 따라 대여 목적과 달리 사용되는 대출 건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는데, 점검이 시작된 2019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131명이 부적정 대상자로 확인됐다. 이렇게 대출된 금액은 48억9200만 원에 달한다.

부적정 사용 현황을 상세히 살펴보면, 임차 보증금 용도로 대출했음에도 전월세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목적외 사용’ 사례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도 ‘숙소 입주’(17건), ‘주택 소유’(15건)등의 사유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부적정한 사용이 확인되어도 3개월 이내에 원금을 상환하면 그만일 뿐, 대출 원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한 기간에 대한 가산 이자를 납부하거나 주의 조치 등 별다른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영주 의원은 “지난 2018년 감사원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연금 직원들이 0% 이자로 특혜를 누리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지금처럼 고금리로 국민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무이자로 대출금을 악용하는 사례는 국민들에게 박탈감과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며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부적정한 대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비연고지 근무자금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필요하다면 불이익까지 부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내 대출 제도를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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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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