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통감 한다…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1년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고, DL이앤씨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을 안았다.
1년만에 국감 증인석에 다시 선 마 대표는 바뀌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야당은 12일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발생한 부산 아파트 건설현장 노동자 추락사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일주일 만에, 한 달 만에, 네 달 만에, 20일 만에, 9달 만에 사고가 났다. 이런 사고가 났는데 국감장에 불려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과하고 끝내는 건 있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떻게 약속하겠느냐’는 노 의원 질의에 마 대표는 “최선을 다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재발원인을 파악해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관계부서를 마련해 (예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노 의원이 ‘국회에 출석해 그렇게 밖에 답을 못하느냐’고 꾸짖자 마 대표는 “예산을 계속 늘리고 있고 확대가 필요하면 (예산을) 확대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 실행규모가 800억이고 실질적으로 현장에 들어가는 예산 외에 안전시스템을 만들고 구축하는 예비비용을 포함해 많은 금액 투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8월 11일 부산 연제구 DL이앤씨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20대 노동자 A씨가 추락사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 현장에서 발생한 8번째 사망사고다. A씨는 하청인 KCC와 근로계약을 맺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양사는 ‘창호교체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전날 DL이앤씨 직원이 KCC직원에게 창호교체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메신저 내용이 공개돼 ‘책임 떠넘기기’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도 이 점을 지적했다.
같은 당 이주환 의원은 “양사가 ‘우리는 지시를 안 했다’라고 한다면 노동자가 단독으로 일을 했다는 건데 메신저 대화내용을 보면 분명히 작업을 지시한 사람은 DL이앤씨”라며 “이를 미뤄볼 때 발주를 한 DL이앤씨나 하청업체인 KCC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어진 환경에 제대로 된 매뉴얼을 따라 하기만 해도 사고를 줄일 수 있는데, 거기에 소홀한 점은 책임을 느끼고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관해 마 대표는 “여러 가지 사실관계 소명할 부분이 있지만 말씀 취지에 공감하고 (재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망한 노동자 A씨에게 (DL이앤씨 직원이) 창호교체 업무 등을 요청했는데 확인됐느냐는 민주당 이수진 의원 질의엔 “조사 중인 사안으로 안다”라고 답혔다. 마 대표는 또 “책임 원청사로서 굉장히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라며 “피해자 유가족에게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