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금 전액 지역 청소년 장학사업 써
- 살거리·즐길거리·먹거리 풍성
- 문화공연도 함께…
“벌써 이렇게 단풍이 물든지 몰랐어요, 평소 이웃들과 친분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는데 주민들과 소통하고 음악공연도 감상하고 좋은 물건도 싸게 구입해 기분이 좋아요” 아들, 딸과 바자회 행사장을 찾은 성북동 토박이 손효리(36) 씨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면서 빨갛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색이 선명해진 가운데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 14일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가 펼쳐졌다.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가 함께한 이번 바자회는 성북동주민센터 건너편에서 홍대부고 입구까지 약 350m 구간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되었다. 구는 이번 바자회를 위해 농수산물 등 직거래장터, 각종 재활용품이 나오는 벼룩시장, 먹거리장터, 놀이마당 등 총 60개의 부스를 마련했다.
사랑나눔 연합 바자회는 한 동네에 있는 종교 단체들이 ‘사랑의 실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공존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해마다 이 가치를 공감하고 지지하는 전국의 방문객 약 1만 여 명이 찾는 성북동 대표 축제 중 하니이다.
덕수교회 손인웅 원로목사는 “오랜 시간 바자회를 이어온 길상사와 성북동성당 덕수교회 관계자, 신도들께 감사드린다”며 “시작은 미약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도 커지고 종교를 넘어 모두가 화합하는 행사로 거듭나고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는 ‘성북동 3종교 음악회’가 열렸다. 팝페라, 성악, 첼로 연주, 대중가수 공연, 종교음악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펼쳐져 60개 부스와 행사장 곳곳에 퍼져나가면서 축제의 흥을 한껏 돋우웠다. 수준높은 공연이 끝날때마다 주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3종교 연합바자회는 2008년 덕수교회 손인웅 원로목사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길상사(덕일 주지스님), 덕수교회(김만준 담임목사), 성북동성당(김형목 요셉 주임신부) 등 3대 종교 단체가 ‘사랑으로 하나 되어 함께 섬기자, 종교는 다르지만 연합하여 사랑을 나누자, 따뜻한 사랑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매년 각 단체가 돌아가며 행사를 주최하며 올해는 불교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매해 3~4천만원 모아지는 바자회 수익금은 전액 지역 청소년에게 전달한다. 2022년까지 160여 명의 청소년에게 약 3억5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길상사 주지 덕일 스님은 “종교가 달라도 화합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손인웅 원로 목사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면서 “비 예보에 걱정이 컸으나 예수님, 마리아님, 부처님 도움으로 행사가 잘 진행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덕수교회 담임 김만진 목사는 “종교간 전쟁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성북동의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화합하는 모습이 그곳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이왕 오셨으니 바자회 물품도 많이 구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북동성당 주임 김형목 신부는 “많은 분의 수고와 헌신으로 마련된 자리”라며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함께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3개 종교단체가 뜻을 모아 준비한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응원하며 좋은 취지의 행사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며 “이번 바자회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지역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