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보수층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19.0%p 하락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지면 보수층의 총선 투표율이 낮아지고 제3정당 득표율이 오를 거 같다고 관측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2~23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묻자 긍정평가는 34.0%(아주 잘함 23.3%, 다소 잘함 10.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2.3%(아주 잘못함 54.2%, 다소 잘못함 8.1%)다. 잘모름·무응답은 3.8%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였던 38.5%에 비해 4.5%p 하락한 수치다. 지지율 하락은 보수층에서 두드러졌다. 보수층에서 66.2%였던 긍정평가가 47.2%로 19.0%p 내려갔다.
보수층의 하락 이유는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등 이념 논쟁과 당 내부 분란으로 분석된다. 홍 장군 흉상 철거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계속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생도 졸업식을 위해 홍 장군 흉상 설치가 급조됐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흉상 이전 시도 자체를 이념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여파로 당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당직자 교체와 혁신위원회 구성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이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이탈할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념 문제 관련 보수층에서 이해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며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이렇게 내치는 게 옳은가에 대한 회의감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보수층 지지율 하락과 총선 상관관계에 대해 아직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큰 타격을 입을 거 같다고 바라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수층이 윤 대통령에게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경고의 싸인을 주고 있다”며 “아직 총선이 5개월가량 남았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보수층의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다. 또 민주당을 찍지 않겠지만 제3지대 정당을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에 “아직 단정 짓긴 어렵다”며 “보수가 흔들리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여당에게 (총선이) 유리하기 어렵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거 같다”고 내다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100%)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