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하림’ 안팎…아동간편식 숙제 늘었다

녹록지 않은 ‘하림’ 안팎…아동간편식 숙제 늘었다

기사승인 2023-11-02 06:00:45
김홍국 하림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Foody Buddy)’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하림이 야심차게 론칭한 어린이 가정간편식 푸디버디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둥이 아빠 김홍국 회장의 뜻으로 프리미엄 어린이 시장을 공략해 런칭한 라인업이지만, 이미 2년 전 런칭했던 더미식 시리즈의 흥행 부진으로 사업 적자가 느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고물가·저출산 기조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산업, 아동 간편식 푸디버디 론칭

하림그룹의 식품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 하림산업은 1일 오전 서울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Foody Buddy)’를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0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야심작 더미식 브랜드를 선보인 지 2년여 만이다.

푸디버디는 4~8세 아동이 있는 가정을 겨냥한 어린이식 브랜드다.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총 24종의 신제품이 출시되는데 모두 고품질 식재료를 활용한 영양식이라는 게 하림산업의 설명이다.

신규 브랜드가 출시하게 된 데는 다둥이 아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네 자녀를 키워낸 그는 “막내딸이 어릴 때 라면을 좋아하면서도 이를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제품 탄생의 배경을 밝혔다.

실제 푸디버디 제품은 화학조미료(MSG)나 합성첨가물을 첨가하지 않으면서 나트륨을 성인식의 20% 이상 줄였다. 라면의 경우 일반 라면은 나트륨 수치가 1640mg이지만, 푸디버디 제품은 종류에 따라 1050~1080mg 수준으로 짠맛을 줄였다.

사진=안세진 기자

풀어야할 숙제 하나 더 추가되나

현재로썬 하림산업이 새로 출시한 푸디버디가 수년째 부진한 하림산업의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년 전 런칭한 더미식 시리즈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사업을 런칭한 것이기 때문이다. 푸디버디로 인해 당분간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림은 푸디버디의 목표 매출액을 다음해 3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 중 라면은 100억원으로 내다봤다.

현재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더미식이 출시된 지난 2021년 5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68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매출(461억원)의 2배 수준인 동시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적자다. 당기순손실은 1165억원이고,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0.6%다.

대외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다. 고물가 시대 속 하림산업의 가격 정책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더미식에 이어 이번 푸디버디도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빨강라면(84g) 기준 개당 1700~2057원(판매처에 따라 상이) 수준이다. 경쟁사에서 전개하고 있는 아동 간편식들과는 비슷한 가격대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앞서 더미식 라인업들이 부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두 순위권에 안착했다고 평가한다”며 “푸디버디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식 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 등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편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자신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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