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1시드 젠지, BLG에게 풀세트 접전 끝 8강서 탈락…팬들 ‘망연자실’ [롤드컵]

LCK 1시드 젠지, BLG에게 풀세트 접전 끝 8강서 탈락…팬들 ‘망연자실’ [롤드컵]

최근 LCK서 3연속 우승 달성한 젠지, 국제전서 약한 모습 이어가
LPL 진출팀 중 두 팀은 벌써 4강 진출

기사승인 2023-11-03 21:40:03
패배 후 퇴장하는 ‘쵸비’ 정지훈. LoL Esports

젠지e스포츠(젠지)가 빌리빌리 게이밍(BLG)에게 패배하며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젠지는 3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녹아웃 스테이지 8강에서 BLG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대 3 패배했다. 

팬들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1시드인 젠지가 탈락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당초 이날 경기는 중계진 14인이 모두 젠지의 승리를 점칠 정도로 압도적 격차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BLG가 뛰어난 경기력으로 당당히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젠지는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이후 약 6개월 만에 리턴 매치를 가졌다. 당시에는 젠지가 0대 3으로 완패했는데, 이번에도 완패하며 중국 ‘LoL 프로 리그(LPL)’를 상대로 약세라는 평가를 깨지 못했다.

승리를 거둔 BLG는 4강에 진출했다. 8강에 진출한 중국의 4팀 중 벌써 두 팀이 4강 무대를 밟았다.

젠지e스포츠를 응원하는 팬. LoL Esports

1세트 선취점은 바텀에서 터졌다. BLG의 정글러 ‘쉰’ 펑리쉰이 ‘자르반 4세’ E-Q-점멸 콤보를 통해 상대 원거리 딜러를 띄워 잡아냈다. 하지만 젠지의 ‘피넛’ 한왕호가 ‘렐’을 이용해 바텀과 탑 갱킹에 성공하는 등 역습이 이어졌다.

15분쯤 전령 앞에서 대형 한타가 벌어졌다. BLG가 젠지의 진영을 둘러싸고 유리한 전투를 펼쳤다. BLG가 3용째를 차지하는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과 달리 젠지는 운영 차원에서 무엇도 이뤄내지 못하는 형국이 지속됐다. 22분쯤 4용째를 차지한 BLG는 미드에서 젠지의 본대를 덮쳤고, 젠지는 일방적으로 패퇴했다. BLG는 여유롭게 바론을 차지할 수 있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BLG는 미드와 바텀을 강하게 압박해 타워를 몇 개 밀었다.

28분쯤에는 장로용 앞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실은 싸움이라기보다는 ‘빈’ 천쩌빈의 ‘아트록스’가 일방적인 살육쇼를 벌인 것에 가까웠다. 젠지는 무력하게 장로용을 내주고 에이스를 당했다. BLG는 내각 타워까지 치고들어와 대항하는 상대를 제압했다. 넥서스는 자연스레 파괴됐다.

‘빈’ 천쩌빈을 응원하는 팬. LoL Esports

1세트에 패배해 2세트 진영 선택권을 가져간 젠지는 레드 진영을 택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현재 메타에서 주요 오버 파워(OP) 챔피언들을 다 내주면서 경기 전부터 불길함이 엄습했다. 젠지는 초반부터 BLG에게 내내 끌려다니면서 위기를 자처했다.

26분쯤 일방적으로 바론을 차지한 BLG는 게임을 끝내기 위해 미드로 진격했다. 젠지는 내각타워를 부수고 있는 미니언을 막기에 급급했다. BLG는 넥서스를 막아선 젠지를 천천히 사냥했고, 젠지는 소환사의 제단까지 밀려나 넥서스가 파괴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세트 패배 후 회의 중인 젠지e스포츠 선수단. LoL Esports

3세트에서는 ‘쵸비’ 정지훈의 ‘요네’가 등장해 팬들의 환호를 샀다. 선취점은 젠지가 차지했다. 다만 BLG가 후속 교전에서 승리해 킬스코어를 앞섰다. 12분쯤 용 앞 한타에서도 텔레포트로 합류하는 상대 탑 라이너를 기다렸다가 딜을 집중해 잡아낸 BLG가 승리를 가져갔다.

첫 드래곤 스택을 쌓고 상대 미드 라이너를 잘라낸 젠지는 꾸준히 파밍하며 전세 역전을 노렸다. 기회는 23분쯤 왔다. 용 앞 한타에서 BLG의 이니시에이팅을 받아내고 훌륭한 포커싱을 통해 상대를 많이 잡아냈다. ‘도란’ 최현준의 ‘아트록스’가 특히 활약했다. 하지만 4대 4 킬교환에 그치면서 전력 차이를 발생시키지는 못했다.

29분경 바론까지 차지하며 승기를 잡은 젠지였지만, 상대의 수성을 좀처럼 뚫지 못하면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기나긴 대치 끝에 무리해서 진입한 상대 탑 라이너를 잡아낸 젠지는 다시 한 번 바론을 차지했다. 이어 45분쯤 정지훈의 일격을 시작으로 젠지가 흩어져 있던 상대를 각개격파하며 상대를 간신히 쓰러트릴 수 있었다.

경기 중인 빌리빌리 게이밍. LoL Esports

4세트는 펑리쉰의 갱킹이 성공하면서 BLG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하지만 한왕호가 바텀 갱킹을 해내면서 용까지 차지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1킬을 또 내줬고, 탑에서는 최현준이 천쩌빈에게 솔로킬을 당했다.

젠지에 위기가 발생했다. 18분쯤 정지훈이 펑리쉰의 ‘애쉬’에게 궁극기를 맞고 사망한 것, 이어 21분쯤 한왕호 또한 잘리자 BLG는 바론 사냥에 나섰다.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 젠지는 어설프게 막아서려다 킬과 바론을 모두 내주는 신세로 전락했다.

젠지도 상대 미드 라이너에 이어 본대 전체를 잡아내는 등 반전 모색에 나섰다. 25분쯤 한타에서는 BLG의 미드 라이너와 서포터를 재차 잡아내며 이젠 세트에 비해 폼이 올라온 모습을 보였다. BLG가 젠지를 잘라내려 하면 젠지는 여유롭게 빠져나가는 상황도 연출됐다.

기세를 탄 젠지는 28분쯤 미드 한타 때 ‘럼블’의 궁극기 ‘이퀄라이저 미사일’이 제대로 적중했고, 다른 선수들의 콤보 공격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후 바론까지 차지하며 승기를 굳힌 젠지는 마지막 교전에서도 대승을 거둬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갔다.


젠지e스포츠의 ‘페이즈’ 김수환. LoL Esports

5세트 선취점은 BLG가 가져갔다. 최현준의 ‘나르’에게 깃창 콤보를 완벽하게 넣은 펑리쉰의 자르반 4세가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BLG는 6분쯤 용까지 차지했다. 대신 젠지는 전령을 먹었다.

14분쯤 정글 한타에서 탑, 미드 라이너를 순차적으로 잡은 젠지는 골드 격차를 역전해냈다. 17분쯤 적절한 대치에 성공해 용을 먹은 젠지는 꾸준히 크립 스코어(CS)를 확보하며 성장세를 불리기 시작했다.

바론을 두고 몇 차례 대치 상황에서 젠지는 최현준과 정지훈이 상대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BLG에게 바론을 내줬다. 젠지는 궁여지책으로 용을 사냥했다.

점점 BLG쪽으로 기세가 넘어갔다. BLG는 다시 한 번 정지훈의 ‘아칼리’를 끊어내고 내각 타워를 압박했다. 젠지는 최선을 다해 상대를 막아냈다. 골드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30분쯤  30분쯤 젠지는 레드 진영 정글에서 한타를 대패, 바론마저 내주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물러날 수 없던 젠지는 정지훈이 텔레포트를 통해 기습을 시도하려 했지만, 다소 떨어진 곳으로 텔레포트를 타면서 타이밍이 엇갈렸다. 데미지의 부족은 한타 패배로 이어졌고, 마지막 순간에 ‘페이즈’ 김수환마저 상대 스킬을 맞으며 쓰러졌다. 젠지 선수들은 끝내 고개를 숙였다. 중계진과 관람객의 예측이 모두 빗나간 순간이었다.

마지막 세트가 진행되기 전 관람객들이 휴대전화의 후레쉬를 밝히고 있다. LoL Esports

 

부산=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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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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