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상징인데”…흔들리는 카카오T에 ‘우려’하는 업계

“혁신의 상징인데”…흔들리는 카카오T에 ‘우려’하는 업계

기사승인 2023-11-16 11:00:06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수수료·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고강도 쇄신에 돌입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투자 위축과 플랫폼 쇠퇴 등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쇄신안에 대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택시업계 목소리를 듣기 위한 비공개 간담회도 향후 몇 차례 더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3일 택시업계와의 간담회를 거쳐 △수수료 부담을 줄인 신규 가맹 상품 출시 △공정배차를 위한 알고리즘 단순화 등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같은 날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쇄신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질타에서부터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카카오택시 수수료 관련 어려움을 토로하는 택시기사의 발언을 듣고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아주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플랫폼·벤처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변화한 긍정적인 부분은 지워지고 플랫폼이 ‘갑질’의 상징처럼 비치게 됐다는 것이다. A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이 우리 생활을 크게 개선하고 혁신했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기업의 부도덕적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해야 하지만 지나친 제재는 서비스 퇴보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벤처·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스타트업 업계는 투자 한파를 겪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자체 조사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 총 투자 금액은 2949억원이다. 모빌리티 분야 투자금이 87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 9월과 7178억원에서 58.92%가량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보호를 명분으로 혁신 기업을 무너트렸던 ‘타다 사태’ 때처럼 기업의 새로운 사업 진출·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투자와 노력 등은 생각하지 않고 수수료에 대해서만 질타한다면 누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타다는 지난 2018년 11인승 승합차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대여하는 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택시대란을 해소할 혁신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택시 업계 반발에 부딪혀 ‘불법 콜택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한 법정 싸움은 지난 6월 타다의 무죄로 종결됐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이른바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자유롭게 타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혔다. 이후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혁신적인 서비스에 투자, 운영하기 어려워졌다는 토로가 나왔다.

전문가는 독과점 해소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개입보다는 기업 자율규제가 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결제와 기다릴 필요 없는 배차 등 카카오 택시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장점도 많다”면서 “정부가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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