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절세 혜택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세금 절약과 함께 재테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쏠쏠한 이득을 챙길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내년 증권업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다양한 전략을 통해 해당 투자자들 대상으로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 기록인 지난 9월말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체 가입자 수는 484만6331명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전체 투자금액은 22조5542억원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사의 가입자 수가 382만90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이 101만7041명, 보험 217명으로 뒤를 이었다. 통상 연말이 다가올수록 ISA 가입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4분기 개설 계좌분까지 합칠 경우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주식, 펀드, 파생결합증권,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일정 기간 경과 후 여러 금융상품 운용결과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이익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ISA 제도는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해 재산형성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도입한 절세계좌”라고 설명했다.
ISA는 운용 방식에 따라 구체적 운용지시가 필수인 신탁형 ISA, 전문가에 의해 설계된 상품인 일임형 ISA, 투자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의 투자중개형 ISA로 분류된다. 특히 투자중개형 ISA는 상품 특성상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특히 중개형 ISA는 국내 주식뿐 아니라 국공채와 회사채 등 채권 매매까지 가능한 장점을 가졌다. 해당 ISA에서 발생한 수익은 최대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서민형과 농어민형 상품 가입자의 경우 비과세 한도가 400만원까지 증가한다. 초과분에 대해선 9.9%로 분리과세되는 이점도 있다. 쉽게 말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증권사들도 투자자 고객 확보를 위한 중개형 ISA 마케팅 전략에 몰두하는 상황이다. 불확실한 내년 증권업 전망에, 수익성 강화를 위한 발판인 투자자 유치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하락에 따란 채권운용손익 개선,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손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달 31일까지 자사 뱅키스 고객 대상으로 ‘중개형 ISA 절세미인 세금지킴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뱅키스는 비대면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개설하는 온라인 전용 계좌 및 거래 서비스다. 세부적으로 중개형 ISA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10만원 이상 입금한 뱅키스 고객 전원에게 백화점 상품권 5000원권을 증정한다.
아울러 중개형 ISA 입금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계좌에 500만원 이상 입금할 경우 금액 구간별로 백화점 상품권을 최대 10만원까지 지급한다. 다만 신규 계좌 개설과 입금 이벤트 혜택은 중복 수령이 불가능하다는 게 한국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키움증권도 중개형 ISA 신규 고객 대상으로 연말 이벤트를 마련했다. 타사 계좌를 이전하는 고객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 신청 시 수수료 할인 쿠폰 5만원을 즉시 지급한다. 더불어 아이폰15 프로, 누하스 안마의자, 드리미 로봇청소기, LG 스탠바이미, 투썸 기프티콘 등을 추첨해 증정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중개형 ISA 계좌가 없다면 중개형ISA의 절세와 연말 이벤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귀띔했다.
특히 올해 증권사들은 예년과 달리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대면 선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연말정산 관련 부가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KB증권은 자사 MTS 내 자산관리분야 법률정보 제공 목적으로 ‘법률콕콕 서비스’를 신설했다. 기존에도 세금, 재테크, 연금 등 법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고객들의 추가적인 자산관리 법률정보 제공 요청 증가로 이번 서비스를 마련했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마이데이터 기반 연말정산 서비스를 새롭게 개편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신용카드 등의 사용 내역과 함께 연금·보험 납부 금액까지 연동해 올해 귀속 연말정산 예상 환급액을 계산해 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연말정산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하는 항목을 줄이고,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와 사용성을 높인 게 특징”이라며 “인적공제, 소득공제, 세액공제 순으로 항목별 납입 현황을 점검하면서 단계별 공제 금액 확인이 가능하고, 연말정산 최대 환급을 위한 계획 수립도 돕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연금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나 현금영수증 공제율 등 올해부터 달라지는 내용을 반영했다. 또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 마이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으로 예상 환급액 계산을 높였다는 게 장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개형 ISA 시장의 도래로 증권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한 상태”라며 “기존과 달리 MTS를 활용한 법률정보·세금관련 정보 제공을 통해 유익함과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추세다”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