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자회사 LS머트리얼즈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나섰다. 올해 사실상 마지막 기대주로 평가받는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모양새다. 다만 통상 기업공개(IPO)에서 흥행 부담인 높은 구주매출 비중과 파두 사태에 따른 시장 불안감은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LS그룹 내 전기차 사업 핵심 축 상장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LS머트리얼즈는 IPO 간담회를 통해 본격적인 상장 계획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LS머트리얼즈는 미래 친환경 전기화 시대를 선도하는 LS그룹의 핵심 소재부품 기업”이라며 “상장 후에도 탄소중립 밸류체인 핵심 역할을 수행해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전방시장을 아우르는 종합수혜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LS머트리얼즈의 이번 상장은 LS그룹이 지난 2003년 계열 분리한 이후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처음 추진되는 것이다. 지난 2016년 LS전선아시아에 이어 LS전선의 두 번째 자회사 상장이기도 하다.
공모 주식수는 총 1462만5000주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4400~5500원에 형성됐다. 이에 따른 총 예상 공모 금액은 643억~804억원 수준이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키움증권이다. 인수 회사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사측은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출력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인 울트라커패시터(UC) 통합 생산시설 구축과 캐파(capa) 확대를 위한 투자, 리튬이온커패시터 및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 신제품 연구에 활용할 방침을 내놨다.
LS머트리얼즈는 LS그룹 내에서 전기차 사업 관련 핵심 축을 담당한다. 지난 2021년 LS엠트론의 UC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자동차, 산업비상전력,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중·대형 UC가 친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의 주요 제품이다. 해당 부문의 기술 우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게 LS머트리얼즈 측 설명이다.
특히 올해 초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입을 위해 전기차 오스트리아의 전기차 알루미늄 부품 기업인 하이(HAI)와 합작법인 ‘하이엠케이(HAIMK)’를 설립했다. 하이엠케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장기 EV 생산 계획을 바탕으로 오는 2025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에 초도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LS머트리얼즈 관계자는 “하이엠케이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성장을 이루고, 높은 기업가치를 실현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은 안정적이다. LS머트리얼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 161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0%, 470%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1006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달성했다. 2차전지 관련 분야의 경우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가치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흑자를 선보이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와 함께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의 글로벌 영업망을 확보했다. 친환경에너지 부문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5%에 달한다. 이 중 북미 및 유럽 지역이 70%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해당 섹터 매출 비중이 29%였던 점을 감안하면, 해외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LS머트리얼즈가 지난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흥행을 이어가는 후발주자로 발돋움할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는 상장 당일 공모가 3만6200원 대비 41% 오른 5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후 주가 급등세를 유지해 28일 종가 기준 13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공모가 대비 267% 수준이다.
높은 구주매출, 파두 사태 흥행 변수
다만 이같은 기대 요인에도 불구하고 변수는 남아있다. 바로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다. LS머트리얼즈의 총 공모 주식수 중 구주 매출이 약 40%인 585만주에 달한다. 구주매출은 공모자금이 기존 주주에게 유입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성장을 위한 투자금이 아닌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에 따른 지분 매각으로 빠진다.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이 낮아지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유창우 경영지원부문장은 “FI인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보호예수를 걸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덜어냈다”며 “구주매출과 별개로 들어온 자금은 UC와 관련한 자본적지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장 당일 대량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는 해소했단 얘기다.
최근 파두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도 우려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는 상장 전 지분투자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대어’로 인정받았으나, 지난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한 3억2100만원을 시현해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한 주가 급락 번복으로 공모가 3만1000원을 크게 밑돈 1만7710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28일 종가 기준 주가도 2만1400원 수준이다.
결국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파두 사태로 촉발된 IPO 시장 공정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제출 직전 달까지 매출액과 손익(잠정 포함) 등을 ‘투자위험요소’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 공모주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LS머트리얼즈도 이같은 사태를 고려해 10월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추가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신고서에 따르면 LS머트리얼즈의 지난달 매출은 약 114억원으로 전년 동월과 유사하게 집계됐다. 올해 9월까지 월별 평균 매출은 112억원이다. 다만 10월 누적 연결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50억원 규모의 매출액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분기까지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유 부문장은 “파두 사태 때문에 10월 매출액을 선제적으로 공시했다”며 “동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산출하는 데 시간이 소요돼 미제출했다. 직전 실적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아 답변을 못드리는 상황이니, 추후 공시에서 참고해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LS머트리얼즈에 대해 실적 성장을 예상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울트라커패시터 시장이 연평균 24.9%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고객형 양산 레퍼런스를 보유한 점이 특징”이라며 “고객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