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수층과 중도층은 내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했고 진보층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답하면서 정치성향별 응답이 엇갈렸다. 전문가는 국민들이 기존 정치성향과 반대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와 대북 대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내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묻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30.1%), 누가돼도 마찬가지(19.4%), 잘모름‧무응답(4.0%) 순이었다.
정치성향별로 보수·중도층과 진보층의 의견은 엇갈렸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세는 보수층(56.5%)과 중도층(51.1%)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진보층의 41.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지지했다.
한국 국민들의 정치성향별 반응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견해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와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 이후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진보층과 중도층에 가까운 정책을 내세웠다. 진보층의 큰 지지를 받고 있으나 경제와 나이 문제 등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다. 직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하며 재선에 실패했다. 기업인 출신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고 보호무역과 고립주의에 입각해 미국의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보수·중도층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와 진보층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는 정치성향별로 살펴봤을 때 반대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미국 국민이 아닌 한국 국민의 입장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진보층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국제 분쟁에서의 미국 역할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는 국민들이 이처럼 정치 진영과 반대로 내년 미국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윤 대통령 관계와 대북 정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보수층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관계를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며 “또 반북한·반중국 행보를 같이 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보층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남북관계를 냉전 직전으로 몰고 가는 것에 불만이 있다”며 “외교 관계를 형편없이 바라보는 거 같다”고 관측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100%)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9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