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020년에 이어 또다시 ‘총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반발 기세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의사 총파업 돌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의료계가 전열을 가다듬으며 투쟁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지난 3일 개최된 ‘(가칭)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 명칭을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로 확정하기로 결정했다.
범대위 산하 투쟁분과위원장은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이 맡는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에서 선봉장에 선 인물이다. 조직강화분과는 최운창 위원장이, 홍보분과는 백현욱 위원장이 이끈다.
특히 의협의 정부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범대위는 강경투쟁을 정책 기조로 표방할 것”이라며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파기하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범대위를 중심으로 전국 14만 의사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범대위는 이번주 용산 대통령실 앞 철야 시위를 시작으로 투쟁을 본격화한다. 12월 셋째주에는 전국 의사 총파업에 대한 전 회원 의견을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오는 17일에는 전국 의사 총궐기도 진행할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정부가 의협과 함께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수요조사 결과를 기습 발표했다. 의료계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있어 내부에선 협의체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다”면서 “의사표현을 명확히 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정부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