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너마저…힘 빠진 시즌제 이유는

‘스위트홈2’ 너마저…힘 빠진 시즌제 이유는

기사승인 2023-12-07 06:00:28
‘스위트홈2’ 스틸. 넷플릭스

“혼란스러운 형태 때문에 시즌1의 훌륭함이 약해졌다”(영국 NME), “전작의 성공에서 잘못된 교훈을 얻었다”(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첫 화엔 벌거벗은 괴물 CG밖에 없다”(미국 디사이더)…. 지난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스위트홈2’에 대한 외신의 평가다. 3년 전 시즌1 공개 당시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한 영광에 빛이 바랬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선보인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과 지난 7월 공개한 ‘D.P.2’에 이어 또 한 번 시즌제 작품으로 쓴맛을 봤다.

형 만한 아우는 없다? 

6일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스위트홈2’는 비영어 시리즈 4위로 데뷔했다. 나쁘지 않은 순위지만, 시청자 평가는 박하다. 글로벌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 일반 시청자가 매긴 점수는 시즌1 86%에서 시즌2 58%로 떨어졌다. 해외 매체는 “줄거리를 따라가기 힘들다”(NME)거나 “작품이 자신을 설명하려 할수록 더 혼란스러워지고 사람들이 내면의 괴물(욕망)에 포섭된다는 메시지는 희미해진다”(SCMP)고 꼬집었다. 시즌1은 폐쇄된 주택에서 주민들이 괴물에 맞서 생존하는 이야기를 간명하게 펼쳐 호평받았다. 반면 시즌2에선 주요 인물들이 여러 공간으로 흩어지고 새 인물이 대거 추가돼 흡인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전2’는 국내외에서 혹평을 받았다. 로튼토마토 캡처

앞서 공개된 ‘독전2’ 역시 로튼토마토 관객 점수 54%로 시즌1(70%)보다 크게 떨어졌다. ‘D.P.2’는 85%로 다른 작품보다 높지만, 전편과 비교하면 낮다. 지상파에서도 ‘형만 한 아우 없는’ 시즌제 드라마가 수두룩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2’는 전편 최고 시청률(11%)의 절반을 살짝 넘는 기록(6.1%)으로 퇴장했다.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도 전편 최고 시청률인 10.3%에 끝내 도달하지 못했다. SBS ‘모범택시2’가 전편 최고 기록(16%)를 뛰어넘는 시청률(21%)을 기록했을 뿐이다.

‘스위트홈’ 시리즈를 연출한 이응복 감독은 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시즌1의 경쾌함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겐 (시즌2가) 다르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자평했다. “갇힌 공간에 괴물이 튀어나오는 시즌1의 전개를 반복할 순 없어 공간을 옮겼다. 인물들이 흩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구조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애초 제작진은 ‘스위트홈2’를 9부작으로 구성했으나 9화 후반 작업이 길어져 8부작으로 선보였다. 시즌3는 내년 여름 공개 예정이다. 이 감독은 “시즌2가 아쉽다는 건 그만큼 기대와 응원이 컸다는 뜻”이라며 “시즌2와 3을 한 덩어리로 보고 있다. 시즌3는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트홈2’ 말미 깜짝 등장한 배우 이도현. 넷플릭스

“시청자 호응 따라 제작한 시즌제, 힘 떨어질 수밖에”

전문가들은 시즌제 드라마의 성적이 저조한 이유를 작품의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높아진 안목에서 찾았다. 정석희 TV 칼럼니스트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시즌제로 작품을 기획하기보단 시청자 반응에 따라 후속 시즌을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시즌1에 견줄만한 완성도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더글로리’나 MBC ‘연인’은 처음부터 파트 1, 2로 쪼개 공개하는 전략을 써 큰 성공을 거뒀다. “기획 단계에서 (전체 시즌의) 큰 그림을 그려놓았느냐가 시즌제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준다”(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시즌1의 성공에 따른 기대감도 실망을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공 평론가는 “시청자들은 더 극한의 표현, 더 강한 메시지, 더 강렬한 재미가 후속 시즌에 나오길 기대한다. 웬만한 수준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기 쉽다”며 “한국 드라마계는 수용자(시청자) 입장이 제작진에 강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보단 작품 완성도에 집중하는 것도 후속 시즌 성공을 위한 방법일 수 있다”고 짚었다. 창작자는 후속 시즌 제작을 위한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자본이 투자되고, 역량 있는 배우와 제작진이 모이고,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며 “‘스위트홈’도 시즌2와 3을 붙이고 싶었으나 시청자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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