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퇴출’ 약관 무효”…언론사, 네이버 상대 본안 판결서 승소

“‘포털퇴출’ 약관 무효”…언론사, 네이버 상대 본안 판결서 승소

기사승인 2023-12-08 10:07:54
서울서부지법. 연합뉴스

포털 사이트가 언론과 일방적으로 제휴 계약을 해지, 퇴출시키는 것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7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태일)는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는 위키리크스한국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계약이행 청구 소송에서 언론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네이버가 위키리크스에 대해 뉴스스탠드에 언론사 웹사이트를 배열하고 출처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뉴스스탠드 관리페이지 접속 계정을 제공하라”고 판시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은 지난해 11월 네이버 측이 부당하게 ‘뉴스스탠드’ 제휴 계약을 해지해 불이익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가 언론사의 웹사이트 첫 페이지 상단과 동일한 범위 내에서 구성한 뉴스 정보를 언론사 웹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위키리크스한국은 지난 2021년 네이버·카카오의 내부 심사기관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재평가 대상에 올랐다. 인터넷신문사업자인 노동닷컴이 네이버와 뉴스검색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제출한 ‘자체기사 목록’에 위키리크스한국의 기사 4건이 포함된 것이 발단이 됐다. 노동닷컴에 자사의 기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 또는 묵인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쳤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제휴 약관에 따라 지난해 2월 제평위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위키리크스한국과의 제휴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매체는 제평위는 내부기관에 불과하며 네이버가 임의로 해지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해지 조항이 재평가 절차에서 언론사에게 소명 기회나 이의 제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도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심사 기준이 주관적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네이버 제휴 약관 일부 조항이 부당한 일방적 내용으로 규정돼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무효인 약관에 기초한 계약해지 역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약관규제법에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담은 약관 조항 또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조항 등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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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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