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답했다…올해 축약한 사자성어는 ‘이것’

교수들이 답했다…올해 축약한 사자성어는 ‘이것’

기사승인 2023-12-10 15:32:55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가 쓴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교수신문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10일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응답자 30.1%가 견리망의를 택했다고 밝혔다.

대학교수들, 고위공직자 도덕 문제 크게 인식해

견리망의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논어에 나오는 견리사의와 반대되는 말이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면서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政=正) 다스려 이끈다’라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견리망의하면 우선은 풍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공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교수들은 사회 전반이 이익을 추구하며 가치를 상실하는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정치인을 비롯해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 대응 역시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적반하장·도탄지고… 나머지 후보 성어는?

2, 3위는 적반하장(25.5%·335표), 남우충수(24.6%·323표)가 이름 올렸다. 적반하장은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나무라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남우충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 재주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상황을 뜻한다.

적반하장을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동양철학과 명예교수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전 정부 탓, 언론자유는 탄압하면서 자유를 외쳐대는 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4, 5위는 도탄지고(11.8%·155표), 제설분분(8.1%·106표)이었다. 도탄지고는 학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어려움을 내포한 사자성어다. 제설분분은 여러 의견이 뒤섞여 혼란한 상황을 의미한다.

50·60대 교수 대거 참여… 역대 성어 살펴보니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교수들의 연령대는 50대가 579명(44%)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481명(36.6%), 40대가 143명(10.9%), 70대가 94명(7.1%), 30대가 18명(1.4%)이었다. 이번 사자성어는 교수 20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단이 제출한 사자성어 26개 중 예비심사단이 추린 5개로 전국 대학교수 1315명에게 이메일로 설문했다.

앞서 교수들은 임중도원(2018·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다), 공명지조(2019·한 몸에 두 개 머리를 가진 새), 아시타비(2020·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묘서동처(2021·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 과이불개(2022·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등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아왔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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