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찾은 최태원 SK 회장…“글로벌 현장경영 박차”

美 실리콘밸리 찾은 최태원 SK 회장…“글로벌 현장경영 박차”

기사승인 2023-12-11 17:08:0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SK회장이 미국을 방문, 글로벌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8~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 소재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와 투자사 3곳을 잇달아 찾았다.

가우스랩스는 SK가 지난 2020년 설립한 첫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루나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문기업으로 SK가 미국 현지 1위 주거용 태양광 설치기업 ‘선런’과 함께 공동 투자한 회사다.

최 회장은 8일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을 격려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D램으로 AI반도체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9일에는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찾아 사업현황과 시장 전망 등을 챙겼다. 가우스랩스의 AI 솔루션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 도입됐다. 최 회장은 가우스랩스 구성원들에게 “AI 솔루션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할 때 LLM(거대언어모델)도 접목하고, 향후 반도체를 넘어 다른 분야 공정에 확대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나에너지에서는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아프리카 등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두고, 특히 전력 공급이 열악한 지역을 위한 오프그리드(off-grid) 솔루션 제공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 가스 등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뒤 유럽으로 이동해 독일과 네덜란드 등을 방문할 방침이다. 독일에서는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유영사 SKT 대표도 함께 자리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를 찾는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말 글로벌 경영행보는 2024년 새해에도 반도체, AI, 미래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글로벌 스토리’도 한층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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