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 전환하나…거래 위축에 악성 미분양 ‘이중고’

아파트값 하락 전환하나…거래 위축에 악성 미분양 ‘이중고’

기사승인 2023-12-17 10:12:06
쿠키뉴스DB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해 첫 하락세로 돌아섰고 악성 미분양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한 주택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08% 떨어졌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변동 폭을 지수화한 것이다. 거래량이 적거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함되면 변동 폭이 불안정한 한계가 있지만, 대체로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거래 절벽이 심화되면서 시세 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9월까지 13.42%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인기단지의 아파트값이 전고점 대비 80∼90%대까지 오르는 등 고점 인식이 커지고 정부가 9월 말 6억∼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전격적으로 중단하면서 10월부터 시장의 매수심리가 냉랭해진 것이다. 

권역별로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이 가장 큰 폭(-0.65%)으로 떨어졌다. 전고점 임박 단지가 많은 강남권에서 실거래가 하락 폭이 컸다.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2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10월에 각각 0.26%, 0.12% 떨어지며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실거래가 하락은 11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미분양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년 8개월 만에 2년 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24가구로 전월보다 7.5%(711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 1만호를 넘어선 것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보통 시행사나 건설사가 아파트나 주택을 분양할 때 일정 기간 내에 모든 매물을 판매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현상이다. 악성 미분양이 완만하게 늘고 있다는 것은 새 아파트 매매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업황의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최근 장기금리는 하락했으나, 기준금리가 최소 6개월은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시세 하락은 부동산 개발 사업성 개선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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