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FC서울 감독이 2024시즌 선수단 구성에 대해 귀띔했다.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김기동 감독 선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구단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와 머플러 증정식 및 꽃다발을 수여하며 김 감독의 취임을 축하했다.
서울 구단은 지난달 14일 제15대 사령탑으로 김기동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두고 포항과 3년 재계약을 하기도 했지만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고 서울행을 택했다. 구단이 계약조건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김 감독은 K리그 사령탑 등 최고 수준의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2013년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6년 포항의 수석코치을 맡았고, 2019년부터는 감독으로 K리그 무대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9, 2020시즌 2년 연속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김 감독 올 시즌에는 리그 2위 및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지략가로 평가 받았다. 지난 2일에는 ‘2023 KFA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단 구성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에서 9시즌 간 활약한 외국인 선수 오스마르와 동행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지동원, 비욘 존슨, 정현철, 강상희, 김진성, 김성민, 김윤겸도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이 끝나 서울을 떠났다.
현재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서울이 영입한 선수가 아직까지 없다. 지난 시즌 임대 영입한 윌리안을 완전 영입한 것 뿐이다. 현재 서울과 링크되고 있는 선수는 K리그2(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에서 활약한 윙백 최준과 전북 현대의 류재문 등이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과 많은 미팅을 통해서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성적이 안 좋으면서 감독님들만 책임을 나간 상황이 됐다”라며 “성적이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감독과 선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팀이 활력을 가지고 가야하지 않을까란 기대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선수단 계획을 밝혔다.
이어 “나는 개인에 치우쳐지지 않고 팀에 맞는 선수들을 선호한다. 볼을 가지고 오래 끄는 선수들 보다는 앞으로 정확히 보내줄 수 있는 미드필더 선수. 수비에서는 터프한 선수를 원한다”라며 “축구라는 게 밋밋하면 재미없다. 부딪히고 싸워줘야 한다. 공격 쪽에서는 빠르면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와야 한다. 개인적인 역량 보다도 팀에 맞는 스타일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선수 수급에 대해서는 단장님과 소통을 하고 있고, (서울에) 왔는데 좋은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지도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황의조나 황인범 등 좋은 선수가 있는데 다 나갔다”고 농담을 하면서 “서울을 상대할 때 기성용이 있어 압박이 힘들었다. 탈압박이나 패스의 재치가 좋아서 전방 압박을 하기 위해 앞에서 수비하려 노력했는데 어려웠다. 같은 팀으로서 선수와 함께 하게 됐다. 거꾸로 전방으로 나가는 게 수월하게 이뤄진다는 기대가 있다”고 기성용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기성용은 현 시점 서울과 계약이 끝난 상태다. 기성용은 시즌이 끝난 뒤 유럽을 돌며 몇몇 구단들을 방문하는 여행을 다녀와 최근 귀국했다.
김 감독은 “(기)성용이는 외국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선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빨리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 서울의 얼굴인데 계약을 해서 나와 좋은 축구를 하자고 얘기했다. 성용이가 서울에 애정이 많은 친구인 것을 느꼈다. 곧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란 얘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포항 시절 유망주들을 키우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울에도 강성진, 이태석, 김주성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유망주들이 즐비해 있다.
김 감독은 서울의 유망주들에 대해 “어린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없다. 다만 경기를 하면서 22세 이하(U-22) 자격으로 출전했던 선수들은 기억에 있다”면서 “강성진, 이태석 등은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서 앞으로 국가대표로 가야 하는 선수들이다. 같이 훈련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챙겨볼 거고, 발전시키는 게 내 몫이다. 그래야 팀이 선의의 경쟁을 거쳐 건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은 차주 중에 태국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 모든 것들은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이다. 그런 부분은 얘기할 필요가 없다. 나도 새로웠으니 팀의 조합에 대해 고민하고 팀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의논을 해야 한다. 일단은 조직 훈련에 대해서 많이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한편 서울은 오는 5일 구리GS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과 상견례를 가진 뒤 미디어를 대상으로 오픈 트레이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