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 4주기 추모식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10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AP·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남동부 케르만의 사헤브 알자만 모스크 인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행사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 최소 103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부상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지난 2020년 1월3일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무덤에서 700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고, 두 번째 폭발은 1㎞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이란 국영매체인 IRINN 방송은 첫 번째 폭발은 푸조 405 차량 내부의 여행 가방에 있던 폭탄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원격 제어로 폭발한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국영 IRIB를 통해 “(현지시간) 오후 3시 첫 번째 폭발이 일어나고, 20분 뒤 이 폭발로 발생한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다른 순례자들이 다가왔을 때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없다.
미국은 즉시 이번 폭발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이는 테러 공격이자, 우리가 과거 보았던 IS의 행동 양태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이번 폭발에 연루됐다고 믿을 이유도 없다”며 “끔찍한 폭발로 사망한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와 달리 이란, 하마스 등이 강력 반발하며 중동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최고 지도자 헤메네이는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하마스는 전날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살레흐 알아루리 등 6명이 사망한 이후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