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현재 총리실발 괴문자 등 민주당이 제기한 의문점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면 특검까지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테러 대책위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경찰에 피습 피의자의 당적 정보 공개와 수사 정보 유출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재명 피습 사건을 전후해 발생한 두 가지 의문점이 없도록 정부 당국에 철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테러 대책위는 경찰이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선별적으로 수사 정보를 흘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고 의심 중이다.
전현희 정치테러 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사건 초기에 이 대표가 경상을 입었다는 당국의 섣부른 주장과 단독 범행 주장, 범인의 당적 여부 등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수사 관련 정보가 외부에 유출돼 사건의 본질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사건 조사 초반 ‘단독 범행’이라는 피의자 김 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그러나 며칠 뒤 김 씨의 ‘변명문’을 우편으로 발송해 주기로 약속한 조력자 1명을 긴급 체포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지며 경찰 수사가 본질을 흐리게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수사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범행 전날 김 씨를 태워준 외제차량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마자 차주가 민주당 지지자임이 밝혀진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상당한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를 태운 외제차량과 관련한 기사가 나가자마자 곧 이어 차주가 민주당 지지였다는 보도가 쏟아졌다”며 “경찰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습 사건 당일 ‘1cm 열상’, ‘경상’ 등의 내용이 담긴 ‘대테러종합상황실’ 문자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됐는데 시발점이 총리실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해명과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강선우 대변인은 9일 “가짜뉴스 시발점이 된 총리실발 괴문자의 유출 경위와 생성 과정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번 피습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9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소위 ‘지라시’ 형태로 기자들에게 이런저런 내용을 다 흘리고 있는 건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이런 식이면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윤희근 경찰청장은 분명하게 수사를 책임지고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쿠키뉴스에 “수사 관련 의문점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 특검을 추진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경찰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배후는 물론, 당적 정보와 해명문까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10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