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거취를 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및 현지 매체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김하성은 이미 많은 팀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 또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고, 샌디에이고도 그를 사랑한다”면서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인 김하성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2024년은 의문이 많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은 2020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 4+1년 최대 금액 3900만달러(약 519억285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연봉은 800만 달러(약 106억44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올 시즌이 끝나면 김하성은 보장 기간 4년이 끝난다.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구단과 선수 간 상호하에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김하성이 옵션을 활용하지 않으면 자유 계약(FA) 신분이 된다.
김하성은 2023년 자신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주전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다.
수비에서도 샌디에이고 내야의 핵심이었다.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오가는 등 멀티 포지션 능력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한 해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 글러브에서 유틸리티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아시아 선수 내야수로는 최초의 일이다.
이로 인해 김하성의 가치는 수직 상승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일 김하성의 가치가 1억달러(약 1296억원)를 넘는다고 평가했다. 현지 매체들은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김하성을 트레이드를 진행해 샌디에이고가 최대한의 이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최근 심각한 재정 유동성 문제에 빠졌다.
지난해 5월 전담 중계방송사인 밸리 스포츠의 소유주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 파산을 선언하면서 중계권료를 받지 못하게 돼 계약을 파기했고, 그 과정에서 재정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스몰마켓인 샌디에이고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던 구단주 피터 사이들러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면서 투자의 동력이 완전히 상실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기준 페이롤(선수단 연봉)이 2억4930만달러(약 3321억원)로 뉴욕 메츠(3억4580만 달러), 뉴욕 양키스(2억7090만달러)에 이은 전체 3위였다.
재정난 위기에 봉착한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 시즌 팀 핵심 타자였던 외야수 후안 소토를 양키스로 트레이드 했다. 이외에도 FA 신분인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와의 결별도 기정사실이다. 이밖에도 닉 마르티네스,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등 마운드 핵심들 역시 팀을 떠났다.
일부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고, FA 선수들과 계약을 포기하면서 몸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2024시즌이 끝나면 대형 계약이 유력한 김하성을 샌디에이고가 잡기 어렵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안에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를 한다면 김하성의 연봉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복수의 유망주들을 얻어올 수도 있어 향후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밝힐 수 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히고 있는 잭슨 메릴을 김하성 대체 자원으로 낙점한 지 오래다. 2021년 MLB 드래프트에서 전체 27번으로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메릴은 트리플A를 제외한 마이너리그를 단계별로 폭격하며 샌디에이고의 최고 유망주로 낙점받았다.
메릴은 유격수와 2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이며, 올해는 외야수 기용설이 나올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지난해에는 샌디에이고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했고 시범경기까지 뛰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일 팀을 17개 팀을 꼽았다. MLB 30개 팀 중 절반이 넘는다. 다양한 팀이 언급된 가운데 미네소타 트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강팀들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김하성 영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팀이라 내다봤다.
다만 김하성의 트레이드 시점은 시즌 중반으로 점쳐진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개막전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치를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서 파급력이 큰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건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주연을 맡을 예정인 서울시리즈 전에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