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억제하는 유전자가위 영상화 성공

간경화 억제하는 유전자가위 영상화 성공

원자력연 연구팀,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유전자가위 이동모습 확인

기사승인 2024-01-23 16:34:33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교체해 질병을 억제하는 도구로,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치료제 승인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지르코늄-89(Zr-89)을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영상화를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가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 RNA와 표적부위를 인식하고 잘라내는 효소단백질로 구성돼 움직이는 것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중 하나인 카스12a(Cas12a) 단백질과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접목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개발,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추적해 유전자가위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지르코늄89와 합성한 크리스퍼 단백질을 간경화 질환을 가진 실험용 쥐에 투여하고 72시간을 추적한 PET 영상자료, 상단은 정맥주사 한 경우 전체적으로 분포한 모습, 하단은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싼 89Zr-LbCas12a 단백질이 간부위에 분포된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Cas12a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전자가위인 Cas9 대비 사이즈가 작고 유전자 편집기능이 더 정교한 특성을 갖는다.

이번 실험에는 간경화를 악화시키는 콜라겐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고 캡슐화 한 뒤 정맥주사로 간에 전달, 이 과정을 PET 영상으로 확인하며 유전자가위 작용 여부를 확인했다.

간경화된 부위가 콜라겐 발현 억제 크리스퍼 단백질로 인해 치유된 모습을 표현한 그림, 노란색 덩어리는 표적 부위를 자르는 효소단백질이고, 초록색 실은 가이드 RNA, 파란색 구체는  지르코늄89.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를 통해 연구팀은 특정 DNA로 찾아가는 유전자가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의료용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에 불과해 체내에 오래 머물지 않아 안전하면서도,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모델링하기에 따라 암 등 여러 질환의 진단과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르코늄89가 도입된 콜라겐 전사 억제 크리스퍼 단백질이 마우스에 정맥주사 되어 콜라겐 축적을 억제시켰음을 보여주는 조직학적 자료, 왼쪽은 정상 간염색, 중간은 간독성이 발생해 간경화가 진행된 모습. 오른쪽은 콜라겐 증식 억제 크리스퍼 단백질을 처리한 간염색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박 박사는 “앞으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바이오 소재 기술을 기초연구 분야와 접목해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성과를 계속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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