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5곳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과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의 영향이다.
25일 신한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손실이 30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지배주주 순손실은 1899억원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486억원, 지배주주 순손실 1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5개 증권사 중 손실규모가 가장 높았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규모 평가손실을 반영한 결과다.
키움증권도 영업손실 1739억원과 지배주주 순손실 1825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돈 부진한 실적이다. 영풍제지 관련 손실인 약 4300억원을 당분기에 모두 인식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은 각각 영업이익 1182억원, 683억원, 322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배주주 순이익은 834억원, 491억원, 302억원으로 전망된다. 적자는 피했으나,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돈 부진한 실적이다.
이들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국내외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반영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빅배스(Big Bath·과거의 부실요소들을 한 회계연도 안에 모두 반영하는 기법) △해외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 반영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스탠스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지난해 보수적인 비용처리를 근거로 올해는 다소 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