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페이크 이미지의 피해자가 됐다. 그에 대한 성적인 딥페이크 이미지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 퍼지면서다. 팬들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호하라’는 해시태그로 가짜 이미지를 밀어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딥페이크 탐지 단체 ‘리얼리티 디펜더’는 X(옛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스위프트에 대한 성적인 딥페이크 이미지를 추적했다고 밝혔다. 일부 이미지는 메타(옛 페이스북) 등 다른 채널에서도 퍼졌다.
리얼리티 디펜더 연구원들은 최소 수십 개의 딥페이크 이미지를 발견했다. 대부분 스위프트를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폭력을 당한 모습이었다고 AP는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이 쉬워지면서 지난 몇 년간 딥페이크 이미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딥페이크 포르노그래피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고, 할리우드 배우와 K팝 가수도 포함됐다는 연구 결과(딥트레이스 연구소, 2019)도 있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X 측은 ‘Taylor Swift AI’(테일러 스위프트 인공지능) 혹은 ‘Taylor AI’(테일러 인공지능) 등의 단어를 검색할 수 없도록 했다. X 측은 “발견한 모든 (딥페이크)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해당 이미지를 게시한 계정에도 조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측도 딥페이크 이미지를 규탄하고 이를 삭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스위프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법적인 액션을 취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는 모욕적이고 착취적이며 테일러의 동의나 인지 없이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라며 “테일러의 가족과 친구, 팬들 모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팬들은 SNS에 해시태그 ‘테일러를 보호하라’(#ProtectTaylor)를 단 글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가짜 이미지 확산을 멈춰야 한다. 스위프트는 감정을 가진 인간이다”라고 꼬집었다. X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를 향해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성적인 콘텐츠는 당신 플랫폼 어디에서도 게시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이 사건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딥페이크 포르노에 대한 규제 법안을 낸 이베트 D. 클라크 미 하원의원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일어난 일은 생각보다 더 흔하다. 수년 동안 여성들은 합의되지 않은 딥페이크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 포르노를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조 모렐 미 하원의원도 “이미지는 가짜일 수 있지만 그 영향은 매우 현실적이다. 딥페이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매일 일어나고 있으며 이제 이를 중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