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에 미소 지은 이재용…사법리스크 덜어냈다

무죄 선고에 미소 지은 이재용…사법리스크 덜어냈다

기사승인 2024-02-05 17:23:4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며 ‘사법리스크’를 일부 덜어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5일 오후 2시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 지배력 강화하기 위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서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고 봤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를 왜곡했다는 혐의도 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이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주장해온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 위한 불법 로비 △삼성증권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 매입 통한 시세 조종 등의 불법 행위가 모두 증명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양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해당 합병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봤다.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는 “분식회계 혐의도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이날 법원에 굳은 표정으로 출석했다.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재판정에서도 이 회장은 다른 피고인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허공을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재판이 시작됐다.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 내용을 듣던 이 회장은 재판장이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라는 주문을 읽자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다. 다만 재판이 끝난 뒤에도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을 떠났다.

이 회장측 변호인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짧게 이야기했다.

모든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난 만큼 뒤집기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등 향후 ‘뉴삼성’ 구축을 위한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인다. 미뤄져왔던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M&A 추진도 점쳐진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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