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정치권에 제안하면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혁신당이 민감한 의제와 정책을 꺼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정책에 대한 양당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다.
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개혁신당은 ‘메가서울 시민투표’와 ‘공무원 4개 직렬 군필 의무화’, ‘노인 무임승차제 폐지’ 등을 꺼내 들었다.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과 각종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서울’과 ‘경기분도’의 정책 모순점을 지적했다. 특히 서울 편입 시 인프라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서울시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메가서울, 경기분도 동시 추진으로 정책의 모순점이 드러났다”며 “실제 혜택을 보는 경기도민 표심을 노리고 무책임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졸속공약이 아니라면 서울시민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11년 ‘무상급식제도’ 폐지 사례를 꺼내 든 것이다. 당시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해 투표함 개봉도 하지 못했다. 이 결과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또 군 장병 수 감소에 대응해 경찰과 해양경찰, 소방, 교정 등 4개 직렬 공무원을 희망하면 성별과 관계없이 병역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정책을 두고 ‘양성평등’이라는 의견과 ‘성별 갈라치기’라는 격렬한 찬반 논쟁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골자가 되는 내용은 공무원 임용을 위해 성별을 떠나 병역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4개 직렬은 대체복무로 활용된 직군이다. 군과 업무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인 무임승차제 폐지’는 기존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연간 12만원의 교통비를 제공하고 대중교통 40% 할인으로 혜택을 바꿔 복지 적용대상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두고 복지의 형평성이라는 의견과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이 대표는 지난달 18일 ‘정강정책 릴레이 기자회견’에서 “도시철도 무임승차는 큰 틀에서 공정의 원칙에 맞지 않다. 수도권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을 제외한 지역은 그림의 떡과 같은 제도”라며 “역세권에 거주하지 않아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이용해야 하는 고연령층에게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과감한 정책의 배경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를 강조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은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표가 떨어 질까 봐 거대 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과감하게 말했다.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허 위원장은 “갈등을 조장하는 게 아니다. (기존 정치권이) 갈등이 시작될 지점을 임시로 덮었다”며 “과거를 겪은 세대와 선진국이 된 지금 태어난 세대가 갈등이 없는 게 더 이상하다. 정치권이 기득권으로 조심스러워 말을 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혁신당’의 의제 설정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기존권력의 안티테제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당이 논쟁에 참여하지 않아 논의가 더 진전되지 않은 점을 아쉽다고 지적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개혁신당은 살아남아 성공할 것 같다. 꺼내는 의제들이 성공과 실패의 여부를 떠나 대중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내용”이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갈라치기 우려와 찬반논란이 발생할만한 정책을 꺼냈지만 정확하게 목표 지점을 두고 있다”며 “이게 실력이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도 정책 논쟁을 이끌어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책을 논쟁으로 이어간 점은 후한 점수를 줘야 한다”며 “다만 아쉬운 것은 거대양당이 이에 반응하지 않아 논의에 진전이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책이 나왔을 때 논쟁이 이뤄져야 건설적인 정책으로 자리잡는다”며 “현재는 논쟁과 관심을 부르는 수준으로 끝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