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설날을 맞아 투자자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는 추세다. 특히 청소년 주식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돕는 서비스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7024만개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6870만개에서 약 두 달 만에 154만좌가 늘어난 것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 2020년 3548만개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증가세는 청소년 세대에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국내 대표 증권사 중 하나인 KB증권은 지난해말 기준 자사 미성년 고객(0세~18세) 중 주식을 한 번이라도 보유했던 고객이 17만526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9년에 기록된 1만1632명 대비 약 15배 증가한 수준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미성년자 주식 보유 고객 중 약 9.6%는 소액 투자를 활용한 소수점 주식도 보유했다”며 “국내·해외 주식의 소수점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세뱃돈 등 용돈을 활용한 소액 투자의 관심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청소년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미래 핵심 고객인 청년층 투자자를 확보해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설 명절을 맞이해 청소년 고객 대상 세뱃돈 이벤트를 오는 15일까지 시행한다. 이벤트 신청 후 자녀에게 새해 덕담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5만원(100명) △10만원(10명) △100만원(1명)의 세뱃돈을 제공한다. 아울러 고객이 신청 시 남긴 새해 덕담을 소원엽서에 인쇄 후 발송해 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세뱃돈을 시드머니로 활용하는 건전한 투자경험을 확대하고, 설 명절을 맞아 의미 있게 자녀에게 사랑을 전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초 기준 청소년 신규고객의 계좌개설은 4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고객 눈높이에 맞춘 친화적인 콘텐츠 제공을 위해 ‘쉬운 언어 글쓰기 가이드’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기존 어려운 금융용어의 대체 용어 및 표현 가이드로 어렵고 추상적인 전문용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예컨데 시장 금리와 같은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용어들을 ‘금리’로 통일화했다. 청소년 고객들의 경제 분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발행어음, RP, CMA 등 각 상품의 구체적인 실제 수익률을 설명할 때는 ‘약정수익률’로 대체해 고객이 쉽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사례별로 가이드를 마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주식의 소수점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청소년 투자자 고객들의 진입이 용이해졌다”며 “향후 미성년 고객 대상으로 투자경험 확산을 위한 서비스의 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증권사들은 서학개미 투자자들을 위해 설 연휴 기간 세뱃돈으로 해외주식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평일과 동일하게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설 연휴 중 미국과 유럽증시는 휴장없이 모두 거래가 가능하다.
아울러 연휴 기간 동안 해외주식 거래 이벤트도 실시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29일까지 ‘해외주식 거래’ 이벤트 신청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해외주식 거래금액별 경품 추첨권을 부여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매주 추첨을 통해 경품이 지급된다”며 “주요 경품으로는 맥북에어와 스탠바이미, 애플워치, 스탁콘, 신세계상품권, 치킨, 커피쿠폰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됐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온라인 금융투자 서비스인 뱅키스(BanKIS)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3억원 이상 해외주식을 거래한 고객에게는 테슬라(TSLA) 1주를, 5억원 이상 거래한 고객에게는 인베스코QQQ트러스트(QQQ) 1주를 추첨을 통해 지급한다. 금액구간별로 100명씩 선정하고, 중복 당첨도 가능하다는 게 한국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