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인천 계양을 총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의 등판이 선거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크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전날 자유통일당 입당과 함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득표율 5%를 넘어 TV 토론에 나간다면 이 대표의 다른 얼굴을 낱낱이 보여 주겠다”며 “10여년간 해온 일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정치는 생물이다.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은 이를 생각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계양 주민에게 포부를 밝히고 선택 받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했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했으며,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불린다. 현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이 대표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아직 인천 계양을 공천을 결정하지 않았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형선 전 당협위원장 중 공천을 두고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두 예비후보들은 유 전 본부장 출마를 부정적으로 봤다. 총선에서 이 대표에 대한 공세가 아닌 지역 발전을 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면서 비방전 양상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태도다.
원 전 장관은 전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때 했던 공격을 다시하기보단 민주당 25년 동안 내팽겨친 지역발전과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며 “이 대표 주변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끝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당협위원장 역시 “이 대표 비리와 범죄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되지 않는다. 유 전 본부장이 지역구에 온 건 정치 희화화”라며 “출마가 우리 지역 구민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보수층에서 이 대표 대항마가 연달아 나와 일종의 반이재명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투표에서 영향력은 미미할 거라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득표를 해도 극소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3의 후보가 나와도 기존 선거 구도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이재명 연대에 대해) 다 좋은데 (보수층의) 표가 갈릴 것”이라며 “정당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내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려울 거 같다”고 예상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