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투자해볼까” 인도 ETF 관심↑…“직접투자는 주의”

“신흥국 투자해볼까” 인도 ETF 관심↑…“직접투자는 주의”

인도 Nifty 50·Sensex 지수, 1년 새 ‘두 자릿수’ 오름세
인도 지수 추종 ETF, 순자산 증가에 수익률도 ‘껑충’
“印 증시 직접투자, 사실상 불가능…고평가 논란도 有”

기사승인 2024-02-23 11:00:11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 전경. EPA=연합뉴스

최근 대표적인 신흥국이자 ‘넥스트 차이나’로 평가받는 인도 시장으로 개인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인도 증시의 급등세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활황인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인도 주식의 직접 투자에는 주의를 요구한다. 개인의 투자가 어려울 뿐더러, 밸류에이션 부담에 메리트도 낮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니프티 50(Nifty 50)지수는 2만2055.0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월2일 1만8197.45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21.19%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뭄바이 증권거래소(BSE)에 상장된 선섹스(Sensex)지수도 18.72% 오른 7만2623.09로 확인됐다. 니프티 50지수는 NSE에 상장된 주요 종목 50개로 구성된 지수다. 선섹스 지수 역시 뭄바이 증시의 대표종목 30개의 주가지수를 반영한다. 이들은 인도 지수의 벤치마크로 여겨진다.

인도 증시의 부상은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수혜 효과를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 제조업 중심지로 부상하는 점도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고 있다. 전날 기준 △KODEX 인도Nifty50, △KOSEF 인도Nifty50(합성) △TIGER 인도니프티50 등 ETF 상품의 순자산규모는 각각 2077억, 2065억, 2503억원으로 모두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인도 ETF들의 순자산액이 대폭 증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순자산규모만큼 ETF의 수익률도 대폭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은 지난해 4월21일 상장 당시 1만15원에서 전날 1만2285원으로 22.66% 상승했다. 같은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도 출시일 종가인 979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2.57% 뛰었다. 지난 2014년 키움자산운용에서 국내 최초로 출시된 인도 ETF인 KOSEF 인도Nifty50(합성)도 최근 1년 새 23.55% 오른 2만2610원을 기록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인도 증시에 관련된 추가적인 상품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준재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인도 대표지수 뿐 아니라 인도의 각종 섹터, 테마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증시와 관련 ETF의 호조에도 해당 시장의 직접적인 주식 투자는 선택지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측 분석이다. 이는 투자에 있어 제약되는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의 개인 직접 투자는 중국보다 어렵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FPI·Foreign Portfolio Investment)를 취득하고, 3년마다 등록비를 납부해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FPI 취득을 위해서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10종류 내외 서류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인도 과세당국이 발급하는 인도 상용 팬카드(PAN·Permanent Account Number)의 발급까지 필요하다. 발급 이후 현지 세무 대리인을 지정해 등록해야만 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효율로 악명 높은 인도의 공공 서비스라는 난관이 남아 있다. 한상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인도에 대한 개별 주식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인도에는 지역 배분 차원에서 수동적(Passive)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인도 증시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지 통화인 루피화의 지속적인 가치 절화 때문이다. 인도 증시의 상승세를 달러 가치로 살펴보면 상승 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지난 1979년 이후 지난해말까지 인도 선섹스 지수는 루피 기준으로 600배나 상승했다. 연평균 수익률을 15%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와 나스닥의 연평균 수익률인 9%와 1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해당 기간 인도 선섹스 지수를 달러 기준으로 따지면 58배 상승에 그친다. 연평균 수익률도 9%로 루피 기준에 비해 6%p 낮아진다. 이는 달러와 루피간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지난 1979년 달러-루피 환율은 8루피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에는 83루피까지 올랐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인도 증시를 바라볼 때 가장 큰 의문점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성장 지속성”이라며 “MSCI 주요 신흥국 지수 평균 12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6배 대비 MSCI 인도는 약 23배, NIFTY 50은 2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고평가 논란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고 PBR은 인도 경제와 기업의 높은 성장세에 기인하기 때문에 시장 과열로 보긴 어렵다”며 “올해 인도 증시는 내부 성장 모멘텀과 구조적인 대외 호재로 상승세를 유지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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