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영, 후배 괴롭혀 배구계 퇴출 위기 [V리그]

오지영, 후배 괴롭혀 배구계 퇴출 위기 [V리그]

한국배구연맹 상벌위원회, 오지영에 1년 자격 정지 결정
프로배구 역사상 선후배 선수 간 괴롭힘 징계는 최초
페퍼저축은행, 징계 결정 나오자마자 “계약 해지한다”
오지영 측 “추가 소명 자료 토대로 재심 요청할 것”

기사승인 2024-02-27 16:27:24
페퍼저축은행 오지영. 연합뉴스

오지영이 배구계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배구연맹에서 자격 정지를 결정하자마자 소속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이 계약 해지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연맹 회의실에서 오지영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23일 첫 번째 회의에서 양측 의견애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상벌위는 이날 2차 회의에서는 징계를 확정했다.

이장호 KOVO 상벌위원장은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 등을 인정해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양측 주장이 다르지만, 동료 선수들 확인서 등을 종합하면 분명히 인권 침해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OVO에서 구단 내 선후배 간 괴롭힘 혐의로 선수에게 징계를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지영 소속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은 KOVO 상벌위원회 결정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오지영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지영은 지난해 4월 페퍼저축은행과 3년 계약(총 10억원)을 했기 때문에 자격정지 1년 징계가 끝나도 계약 기간이 1년 남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발 빠르게 계약 해지를 선택했고, 오지영은 이대로 징계가 확정된다면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KOVO 상벌위원회가 오지영에게 내린 1년 자격 정지 처분은 처벌 근거로 활용된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 제10조’에 해당하는 징계 중 최고에 해당하는 수위다. 같은 규정 4항에는 폭언이나 폭력 행위가 가벼운 경우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KOVO 상벌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는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프로스포츠에서 척결해야 할 악습”이라고 질타하면서 “다시는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기 위해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를 정했다”고 부연했다.

오지영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지영이 후배에게 직접적인 폭행을 가하거나 얼차려를 위한 집합 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KOVO 상벌위원회가 훈련 도중 오지영의 폭언이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훈련 시간 이외에도 이어진 오지영의 말을 폭언으로 규정하고 징계를 결정했지만, 오지영 측은 “추가 소명 자료가 있다”면서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KOVO 상벌위원회에서는 가해자 오지영 선수 및 피해 선수를 모두 재출석 시킨 것을 비롯해 페퍼저축은행 관계자에게도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구단 참고인들 진술을 재차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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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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