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임박한 유통가...신사업보다 내실 강화 ‘초점’

주총 임박한 유통가...신사업보다 내실 강화 ‘초점’

BGF리테일·GS리테일·신세계 21일 주총 시작
오너 일가 등 이사회 입성 ‘관전 포인트’
“신사업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 집중”

기사승인 2024-03-16 06:00:02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홍정국 BGF 대표이사 겸 BGF리테일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각 사 제공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내주부터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본격 돌입한다. 기업들이 지난해 신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배당이나 임원 선임 등 안건 위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 상장사의 주총 일정은 이달 21일 BGF리테일·GS리테일·신세계를 시작으로 26일 롯데쇼핑·현대백화점, 28일 이마트 등으로 알려졌다.

먼저 BGF그룹은 홍정국 대표이사 부회장을 그룹 계열사인 BGF리테일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안건이 가결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홍 부회장의 그룹내 입지도 커지며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등기이사는 미등기 임원과 달리 기업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속해 경영 활동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앞서 홍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홍 부회장은 2013년 BGF리테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그룹 지주사인 BGF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재임 기간 BGF그룹 경영전략 수립, 신규사업 발굴 등을 수행해왔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사내이사 선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입사한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지난해 승진에 이어 사내이사까지 선임되면서 올해 경영 보폭을 한층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그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 둘 다 신사업과 중장기 전략을 담당하는 부서다. 

특히 최근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도 관심사다. 정 회장은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2010년 3월과 2011년 5월 각각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2013년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12년째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법적으로 경영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정 회장은 부회장 재임 당시 경영 성과는 저조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마트 거버넌스 기본을 정립해야 한다. 주주, 경영진, 이사회와 얼라인먼트(Alignment)를 만들고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 책임경영을 실현하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주총에도 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서 빠져 있다. 이마트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겸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재선임하고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및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 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규 선임하고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를 재선임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고물가 등 악화하는 외부 경영 환경에 대응해 신사업보다는 기존 내실 다지기를 중점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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