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V리그 사상 첫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 현대캐피탈이 그 앞을 막을 수 있을까.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남자부 4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여해 포스트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올 시즌 남자부는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다.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팀이 확정되지 않았을 정도로 1위 대한항공과 2위 우리카드는 정규리그 우승을 두고 팽팽하게 싸웠다.
지난 16일 우리카드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먼저 정규리그를 마친 대한항공은 승점 71점(23승13패)으로 우리카드에 승점 2점 차 앞선 1위에 자리했다. 우리카드가 승수에서 앞서는 상황이었기에 만약 우리카드가 승점 2점을 따내 동률만 되어도 우리카드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와 시즌 최종전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카드의 패배로 대한항공이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극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이제 ‘삼성화재’ 왕조를 넘어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포스트시즌 키워드로 ‘최초’를 선택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V리그에서 처음으로 도전한다. 그 역사를 새로 썼으면 한다”면서 “비장의 무기는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동기부여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대한항공 임동혁은 “정규리그에서 많은 걸 보여줬다. 정규리그를 넘어 챔프전에서도 팀을 이끌겠다”라며 “우리카드 김지한보다 공격적인 면에서 내가 떨어지는 건 없다. 공격에서 이겨보겠다”고 강조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내준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고 싶다. 우승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하며 ‘장충의 봄’을 키워드로 꼽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주면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동혁의 도발을 받은 우리카드 김지한은 “(임)동혁이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겠다”면서 “선수들끼리 압박감보다 즐겁게 경기하자고 말했다. 지더라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4위 경쟁도 불꽃튀는 접전이었다. V리그는 3위와 4위 승점 차가 3점 차 이내일 때 준플레이오프가 개최된다. 공교롭게도 승점 4점 차였던 3위 OK금융그룹과 4위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맞대결로 치렀다.
사실상 ‘준플레이오프’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이 5세트 접전 끝에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2로 제압하면서 극적인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아쉬움이 남았을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포스트시즌 키워드로 ‘OK어게인’을 내세웠다. 오기노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지만 더 위가 있다. 한 계단씩 올라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서 OK가 해왔던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OK금융그룹 차지환은 “원팀으로 도전했다. 배구가 팀 스포츠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온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은 “현대캐피탈이 하위권에서 시작했다. 6라운드도 6위로 시작했다. 많은 스토리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캐피탈 주포 허수봉은 “올 시즌 순위가 너무 낮았다. 우리가 있을 자리는 여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즌 중반, 선수끼리 긍정적인 말을 많이 나누면서 합도 맞췄다. 이 기세를 이어 봄배구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은 3월21일,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단판 준플레이오프로 막을 올린다.
청담=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