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미뤄져 암 재발”…교수 집단사직에 환자 불안 증폭

“치료 미뤄져 암 재발”…교수 집단사직에 환자 불안 증폭

기사승인 2024-03-25 15:32:36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가운데 18일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늘부터(25일) 사직서 제출을 본격화한 가운데 진료 차질을 우려하는 환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 “의료계와 정부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 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 상황이 돼야 이 비상식적인 사태의 종지부를 찍을 셈인가”라고 짚었다.
 
연합회는 “응급 수술이나 처치가 필요한 환자, 적시에 항암치료·방사선치료·장기이식·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회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최근 암 환자들의  조혈모세포 이식술과 항암치료 일정이 연기되고, 백혈병·혈액암 환자의 골수검사와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항암치료가 2주 정도 미뤄진 사이 암이 재발했다는 피해 등도 접수됐다.
 
연합회는 “초유의 강 대 강 대치에 더는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은 단 한 번도 환자 중심으로 사고되거나 운영된 적이 없었고 이번 의료 대란도 그 연장선에서 벌어진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사단체가 각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닌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이 참여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이날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도 병행한다.
 
고대안암·구로병원·안산병원 교수들이 참석한 고대의료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7시 총회를 열고 일괄 사직서를 모아 고대의료원 측에 전달했다.
 
연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도 일선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직서 양식을 배포하고 이를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대 의대는 전체 교수 767명 중 400명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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