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세미프로,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성인 축구의 승강제가 본격 시행된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2부리그(K리그2)와 3부리그(K3리그) 간 승강제를 실시하기로 프로축구연맹과 합의했다. 2026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2027년 승격과 강등팀이 정해진다. 4부(K4리그)와 5부(K5리그) 간 승강도 동시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협회는 “이로써 프로축구인 1부리그부터 동호인 축구인 7부리그까지 한국 성인 축구 전체 승강 시스템이 3년 뒤에 완성될 예정이다. 프로축구가 첫 출범한 1983년 이후 44년 만에 구축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는 프로(K리그1,2), 세미프로(K3,K4리그), 아마추어(K5,6,7리그)로 나눠 해당 그룹끼리만 승강제를 하고 있다. 프로 리그인 1부와 2부 간 승강제는 10년 이상 시행됐다. 2021년부터는 K3와 K4리그 간 승강제도 도입됐다. 아마추어 리그인 K5~K7리그는 지난 2020년부터 자체 승강제를 구축했다.
다만 타 그룹으로 승격 혹은 강등은 불가능했다. 프로와 세미프로, 세미프로와 아마추어 간 승강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인 리그 전체를 관통하는 온전한 승강제를 실현하는 것은 한국 축구의 오랜 과제로 남아있었다.
이번 협회와 프로연맹의 극적인 합의로 2027년부터 전면 승강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협회는 “1부~7부에 걸친 승강제 전면 시행을 위해 협회와 프로연맹은 최근 몇 년동안 협의를 지속했다. 특히 핵심 과제였던 2부(K리그2)와 3부(K3리그) 간 승강제를 놓고 양측이 조금씩 이견을 좁혀온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협회와 프로연맹이 마련한 시행 방침에 따라, K3리그 팀이 K리그2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프로축구연맹이 정한 K리그 클럽 라이선스를 취득한 채 해당 시즌 K3리그에서 우승해야 한다. K리그 클럽 라이선스는 구단이 경기장 시설, 사무국 인력 규모, 유소년팀 육성 등 여러 부문에서 프로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항목을 정해놓은 것이다. 만약 해당 시즌에 이를 충족하는 K3리그 팀이 있을 때 2부리그와 3부리그 간 승강이 발생한다. 반면 2부리그 승격 조건을 만족하는 팀이 없을 경우 3부리그 강등 팀도 없다.
2부리그 최하위와 3부리그 최상위 간 승강 플레이오프 시행 또는 자동 승강 등 세부 시행 방안은 계속된 협의를 통해 규정한다.
K4리그와 K5리그의 승강제도 2027년부터 함께 시행된다. 해당 시즌 K5리그 상위 2개 팀은 K4리그 클럽 라이선스 취득 조건까지 만족할 경우 다음 시즌 K4리그로 승격한다.
다만, K5에서 K4로 승격하는 팀이 생겨도 K4팀의 강등은 한시적으로 유예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K4리그 팀 수의 확대와 현재 세미프로인 K4리그와 동호인 선수들이 뛰는 K5리그 환경 차이를 고려해 일시적으로 강등 보류”라고 설명했다.
한편 협회와 프로연맹은 프로축구 시장 확대를 위해 2027년 이후에도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나 국내 100대 이내 기업이 프로구단을 직접 창단할 경우, 곧바로 K리그2에 진입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 규정을 두기로 했다. 또 K4리그의 확대 및 기반 강화를 위해 2027년 이후에도 K4 클럽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신생팀은 K5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K4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