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탓에 원정치료”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 1인 시위

“규제 탓에 원정치료”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 1인 시위

기사승인 2024-04-01 11:49:56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루타테라 치료 제한’ 규제를 철폐하라며 지난 3월19일부터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우리나라에서 치료받을 기회만이라도 달라”

4기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항암제의 치료 횟수 제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1일 성명문을 내고 “우리는 건강보험 급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항암제 ‘루타테라’(성분 루테튬옥소도트레오타이드)의 최대 치료 횟수를 6회로 제한해 환자가 해외 원정치료를 가고 있다. 이 같은 규제를 철폐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루타테라는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 치료 횟수가 제한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 4회와 자부담 100% 허가 초과사용 2회까지 총 6회에 한해 투여가 가능하다. 루타테라의 1회 투여 비용은 20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이 급여와 비급여를 포함해 총 6회 투여를 받으면 약 1억2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환우회에 따르면 4기 말기암 환자들은 6회만으론 암세포가 사멸되지 않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인도, 독일 등으로 가서 루타테라와 유사한 약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오는 일상을 번복하고 있다. 원정길에서 사망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환우회는 지난 1월 루타테라의 치료 횟수 제한을 철폐해달라는 호소를 담아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올렸고 이후 5만2070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 신문고를 통해 같은 내용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사평가원 측은 “건강보험 급여 승인이 그런 식으로 난 상태라 횟수 제한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에 환우회는 규제 철폐를 촉구하고자 지난달 19일부터 원주 심사평가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일부터는 복지부 앞에서도 1인 시위를 이어간다. 

환우회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루타테라를 사용하지만 치료 횟수에 제한을 둔 곳은 없다”며 “하루빨리 횟수 규제를 폐지해 국민이 국내에서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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