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70% 넘긴 ‘초접전’ 분당…종일 ‘한 표’ 행렬 [22대 총선 투표 현장]

투표율 70% 넘긴 ‘초접전’ 분당…종일 ‘한 표’ 행렬 [22대 총선 투표 현장]

오후 4시 투표율 69.9% ‘경기도내 2위’
재건축 공약 전쟁 몰두
저마다 인증샷…투표소 착각·칸좁은 비례용지 혼란도

기사승인 2024-04-10 17:47:23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서울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에 마련한 송파제3투표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투표율이 경기도 내 선거구 중 2위를 기록했다.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기도 평균투표율(우편+관내사전투표)은 61.3%였다. 전국 평균 61.8%보다 0.5%p 낮은 수치다.

반면 분당갑과 분당을이 있는 분당구의 투표율은 69.9%로, 도 평균 61.3%보다 8.6%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제21대 총선 오후 4시 분당구 투표율 66.9%(도 평균 57.9%)에 비해 3%p 높다. 도내 선거구 중에서는 72.3%인 과천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4·10 총선 격전지로 떠오른 분당은 준공 30년인 1기 신도시에 속하는 만큼,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후보들 역시 제1공약으로 재건축 문제를 내걸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이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여당의 ‘정권지원론’ 구도로 맞부딪히는 점도 높은 투표율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담아 ‘나라의 일꾼’을 뽑는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소 인근 분당 서현 AK프라자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대한민국을 위한 한 표를 행사했다”라며 “지역구와 비례대표 정당을 다르게 기표했다. 이젠 정당만 보고 무조건 뽑아주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현1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윤모(66)씨는 “젊은이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치인을 뽑아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경제 살릴 만한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반드시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최은희 기자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거주하는 이모(65)씨는 “현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지역구 발전을 위해선 타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 생활을 했던 연고 없는 후보 보단 현직 의원에 힘을 실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구미1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구 행정복지센터에도 이른 시각부터 투표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일부는 길고 투표 여백이 좁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혼란스러움을 표했다. 역대 가장 긴 51.7㎝에 달하는 데다가 용지에 적힌 정당이 38개나 되는 탓이다. 미금역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힌 40대 남성 김모씨는 “비례대표 정당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선거 공보물을 몇 번이나 봤는데 헷갈렸다”고 말했다. 이어 “신중하게 투표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투표소를 착각해 당황해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었던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주민등록지를 기준으로 지정된 장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한 20대 유권자는 “투표소를 착각해서 잘못 왔다. 다른 투표소로 가야 한다더라”라며 발길을 돌렸다.

투표를 마친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증사진을 찍었다. 주먹을 쥔 손등에 빨간색 기표 도장을 남겨 투표소와 함께 찍는 방식부터 미리 준비해 간 다른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어 남기는 모습까지 다양했다.

투표소 출구에서는 출구조사 요원들이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미금역 인근 투표소의 한 출구조사 관계자는 “오전 10시까지 약 100여명이 왔다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유권자들은 투표 용지와 동일하게 생긴 설문조사 용지에 자신이 뽑은 후보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 마감한다. 개표는 전국 254곳 개표소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선관위는 개표율을 70~8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구 당선자 윤곽은 11일 새벽 2시를 기점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후보 간 격차가 큰 곳은 이보다 더 빨리 당선자가 나올 수 있고, 박빙 지역은 당락 결정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표 종료는 지역구 선거는 11일 새벽 4시, 비례대표 선거는 11일 오전 6시가 될 것으로 선관위는 전망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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