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청춘의 초상…데이식스의 행복한 쇼 [쿡리뷰]

타오르는 청춘의 초상…데이식스의 행복한 쇼 [쿡리뷰]

기사승인 2024-04-14 19:30:09
밴드 데이식스. JYP엔터테인먼트

“이젠 혼자가 아닐 무대 ♪ 너무나 감격스러워 ♬…” 영케이가 낮은 목소리로 포문을 열자 설렘을 머금던 장내가 열기로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한 명씩 무대로 들어선 멤버들이 각자의 악기를 잡고 연주한 이 곡은 신보 ‘포에버’ 타이틀 곡 ‘웰컴 투 더 쇼’. 밴드 데이식스가 초대한 이 쇼에선 사랑이란 열망이 뜨겁게 타올랐다. 14일 서울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명 공연은 긴 기다림을 씻어내는 시간이었다.

데이식스의 쇼를 위해 사흘간 약 3만4000명의 마이데이(데이식스 팬덤명)가 잠실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티켓팅부터 열기가 치열했다. 수많은 마이데이가 고배를 마시며 데이식스는 주제 파악하고 공연장을 잡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운 좋게 공연장에 입성한 팬들은 데이식스와 함께 목청껏 노래했다. 떼창을 유도하는 구성 역시 돋보였다. 함께 부를 구간을 마련한 노래들로 공연 목록을 채우고 프롬프터에 가사를 크게 적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했다. 쉴 틈 없이 노래하고 말은 줄였다. 잠시도 객석을 쉬게 하지 않겠다는 듯했다.

데이식스 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왼쪽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밴드 데이식스. 왼쪽부터 성진, 원필, 도운,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은 데이식스가 마이데이에게 보내는 초대장이기도 했다. “내게 넌 일어나게 해 줄 이유가 되어줬어”(‘베터 베터’), “나도 껴도 될까 머뭇거리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들어와”(‘러브 퍼레이드’),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행복했던 날들이었다”(‘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등 달콤한 노랫말을 열창하는 네 청년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웃으며 쾌활하게 드럼을 내리치는 도운과 시원하게 노래하는 영케이·성진·원필의 모습에 마이데이는 열띤 함성으로 보답했다.

데이식스는 데뷔 4년 차에 입성한 실내체육관을 5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번엔 360도 개방했다. 팬들에게 둘러싸인 공연에서 데이식스는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팬들과 호흡도 척척 맞았다. 데이식스는 자신들만 노래하지 않았다. ‘떼창’이 고픈 마이데이를 생각해 즉석에서 반주를 넣었다. 최근 역주행으로 화제였던 ‘예뻤어’를 비롯해 ‘좋아합니다’, ‘슛 미’, ‘장난 아닌데’, ‘콩그레추레이션’ 등이 마이데이만을 위해 연주됐다. “저희가 어떻게 마이데이를 이기겠냐”며 활짝 웃는 데이식스 역시 신나 보였다. 신곡과 기존 인기곡을 아우른 세트리스트와 즉석 연주까지 더해진 풍성한 시간이었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에게 함께인 시간은 곧 행복이었다. 신보 수록곡 ‘해피’를 부르며 눈물을 쏟은 원필은 “슬픈 게 아닌 벅차서 슬픈 기분”이라며 “살아가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우리 다 정말 잘 살아가고 있다”고 차근차근 말했다. “우리가 노래하고 가사 쓰는 이유는 위로를 주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데이식스가 정의하는 행복은 단순하고 명확했다. 이들은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게 행복이다. 매번 행복할 순 없지만 행복을 가끔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이라며 “행복은 정의하기 나름이다. 나와 여러분, 우리 모두 다들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며 밝게 웃었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의 행복이라는 한 페이지가 그렇게 새로 쓰였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