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 분쟁이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8분 기준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2% 내린 20만8000원에 장을 진행하고 있다. 직전 거래일에는 7.80% 급락한 21만2500원에 마감했다. .
이같은 급락세는 간판 걸그룹인 뉴진스의 소속사이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확산된 영향이다. 어도어는 민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하이브가 80%의 지분을 보유했다.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정황 파악 후 감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어도어 경영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 요구와 민희진 대표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감사 질의서에는 하이브 핵심 정보 유출과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 의혹, 아티스트 개인정보 유출, 인사 채용 비위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오히려 어도어가 하이브의 ‘뉴진스 베끼기’로 손해를 봤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뉴진스가 강력한 인기를 보여준 만큼 팬덤과 대중이 민 대표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높은 사임 가능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나, 현재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이상 뉴진스는 계속해서 하이브의 지식재산권(IP)에 해당한다”며 “뉴진스의 견고한 팬덤은 프로듀서의 팬이 아닌 뉴진스의 팬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뉴진스 IP의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오는 5,6월 발매 예정인 음반 활동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추후 크리에이티브 대체가 필요해진다 하더라도 보유 팬덤 및 하이브 매니지먼트의 역량 고려 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 “민 대표의 영향력이 높게 평가받았던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이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뉴진스 활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하이브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증권가 측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뉴진스의 3개 앨범과 일본 공연(도쿄돔 2회) 계획을 감안한 올해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4% 수준으로 봤다. 다가오는 2025년의 경우 BTS 완전체 활동 재개로 어도어의 기여도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하반기 뉴진스 활동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1개 앨범(하반기 정규) 발매 차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실적에 대한 영향은 10% 미만일 것. 즉 실적 차질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이번 어도어 관련 갈등이 빠르고 원만하게 해소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만일 그렇지 못한 상황이 오더라도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동력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