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선보였으나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저가 전기차 모델 출시를 가속하겠단 입장을 밝힌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주가 급등에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13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233억2900만달러) 대비 9% 줄어든 수준이다. 월가 애널리스트의 평균 예상치인 221억5000만달러를 크게 밑돈 ‘어닝 쇼크’의 실적이다. 테슬라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약 4년만이다.
같은 기준 순이익은 11억2900만달러로 전년 동기(25억1300만달러) 대비 55% 급감했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문 매출이 173억7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하락한 실적과 달리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정규장에서 1.85% 오른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3.33% 치솟은 163.96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난 셈이다.
이는 신형 저가 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단 청사진 공개가 원인으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2025년 하반기에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형 모델(모델2)의 생산을 내년 초부턴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이를 컨콜을 통해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테슬라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신형 모델 출시를 가속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형 모델들은 새로운 조립라인이 아닌 현재 차량 라인업과 동일한 곳에서 생산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존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지난해 생산량 대비 50% 이상 성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놨다.
테슬라 주가 급등에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수혜를 입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6분 기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 오른 24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각각 5.09%, 3.46% 상승한 상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시간외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이차전지 등 전기차 밸류체인 관련주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