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강한 유기용매 재사용" 나노여과 분리막 기술 개발

"독성 강한 유기용매 재사용" 나노여과 분리막 기술 개발

고성능·고내구성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 2026년 상용화 목표

기사승인 2024-04-29 15:27:57
폐수 정화나 바닷물 담수화 등 수처리 과정에서 필터로 활용하던 분리막공정이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유기용매를 이용해 특정 물질만 정밀하게 분리·정제하는 연구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대 산업에서 유기용매는 의약품 합성 반응매개체, 석유에서 다른 기초 화학원료를 생산할 때 반응물을 용해시키는 용도, 또는 정밀화학에서 고순도 물질이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나 화장품 제조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때문에 유기용매 시장은 연평균 7% 이상 성장하며, 2029년에는 404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최종 물질을 생산할 때 중간에 포함됐던 유기용매를 가열하거나 분리막으로 걸러내 일부만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만 폐 유기용매 발생량이 매년 200만 톤에 이른다.

이에 학계는 유기용매를 효율적으로 분리·회수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분리막을 이용한 유기용매 나노여과 방식은 기존 가열 후 분리하는 증류방식보다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면서 다양한 유기용매 분리에 적용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유기용매 재사용 나노여과 분리막 기술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유영민 박사팀이 높은 내열성과 내화학성을 갖는 고분자 ‘폴리벤즈이미다졸(PBI)’로 고성능·고내구성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 제조기술을 담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이 PBI 분리막 제조 시 용액형태 소재를 평판 위에 얇게 펼쳐 막 형태로 만드는 모습. 한국화학연구원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소재로는 내구성과 분리성능이 떨어져 적용할 수 없었던 다양한 유기용매 분리·정제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화학적 내구성이 뛰어난 PBI 소재를 이용한 분리막 제조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상용화된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기술은 후가교 공정을 거쳐 만든 폴리이미드(PI) 소재를 사용하며, PI 분리막은 강산성 또는 강알칼리성 등 극한 환경을 제외한 특정 수소 이온농도 범위나 일부 유기용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한계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PBI 소재로 나노여과 분리막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후가교 방법을 새로 개발했다. 새로운 가교법은 기존 PBI 소재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의 가교법과 비교할 때 분리막의 기공을 균일하고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유기용매는 잘 배출하고 원하는 용질은 잘 걸러낼 수 있다.

유기용매 분리 정제용 고성능 고내구성 나노여과 분리막 모식도. 한국화학연구원

이를 통해 다양한 유기용매 분자가 분리막 통과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이 감소, 기존보다 72% 높은 투과도를 확인했다. 아울러 결합 밀도를 세밀하게 조절힌 술폰 계열 가교로 기존 할라이드 계열 가교제보다 용질 선택도를 6% 이상 높였다.

또 연구팀은 가교 분리막의 화학적 성질과 분리막 용매 투과도의 상관관계를 밝혀 향후 분리막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각 산업 분야 에너지효율 향상은 물론, 폐기되는 독성 유기용매 재활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모듈화 및 시스템 최적화를 거쳐 2026년경 상용화 길을 열 방침이다.

폴리벤즈이미다졸 고분자의 균일한 화학적 가교 및 가교제를 이용한 표면에너지 조절로 향상된 용매 안정성과 분리성능을 가진 분리막. 한국화학연구원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연구는 유기용매 분리·정제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하고, 유기용매의 재활용 효율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환경오염 최소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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