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기업가치 제고 계획, 무슨 내용 담기나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가치 제고 계획, 무슨 내용 담기나

기사승인 2024-05-02 14:26:02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 사진=이창희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 기업들이 가치 제고 계획을 개별특성에 맞춰 수립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내용이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적인 세제지원 혜택은 발표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검토가 마무리된 이후 관련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2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2월26일 1차 세미나에서 발표된 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내용 중 하나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를 토대로 기업, 투자자 등 시장참여자 각각의 실질적인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유관기관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 기업 표창 등 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디.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학계·기업·투자자·유관기관 전문가 12명(각 3명씩)으로 구성된 기업 밸류업 자문단을 출범한 이후 4차례의 회의를 통해 밸류업의 전반적인 방향성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자문을 실시했다. 이어 대기업부터 중견, 상장기업 등 기업 규모별 릴레이 간담회와 해외투자자 대상 IR을 진행해 가이드라인 반영을 위한 업계 건의사항도 청취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상장기업이 개별특성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5가지 핵심 특성(△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이사회 책임)을 제시했다. 기업이 가치제고에 중요한 핵심지표를 선정하고, 중장기 목표를 세워 사업부문별 투자, 주주환원,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등 다양한 계획을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또 투자자의 이해편의 및 비교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등 목차별 작성방법도 제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어떤 내용 담기나

가이드라인 구성을 살펴보면 우선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하도록 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과 경쟁우위요소, 리스크 등을 포함한 입체적 진단과 개별특성을 고려한 재무·비재무 지표들 중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 지표를 선정해 분석한다. 

재무지표에는 시장평가(PBR, PER 등), 자본효율성(ROE, ROIC, COE, WACC 등), 주주환원(배당, 자사주소각, TSR 등), 성장성(매출·이익·자산 증가율 등) 등으로 분류했다. 비재무지표의 경우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 등 시장참여자들이 주목하는 내용 중심으로 제시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컨대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는 경우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증진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거나, 지배주주 등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목표설정은 핵심지표 관련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단계다. 계량화된 수치로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나,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하다.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목표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정정공시를 통해 수정·보완할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연 1회 주기적 공시가 권장되는 만큼 공시 기간 사이에 어떠한 노력을 실시했는지에 대한 이행평가도 기재하게 된다. 보완 필요사항 등 평가적 요소를 함께 기재하도록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공정공시 대상이 되는 예측정보가 상당수 포함됨에 따라 특정인에 대한 선별적 제공, 홈페이지 공개 등에 앞서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먼저 공시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도 권장되며 분기 공시 시점을 알리는 예고 공시도 가능하다. 

여전히 모호한 세제지원 방안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의 이날 발표에서 시장이 기대하던 추가 세제 지원 인센티브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발표된 세무회계·상장공시·홍보투자 등 3대 분야의 8종 인센티브(법인세 감면 컨설팅, 거래소 추가·변경 상장수수료 면제,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인세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추가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은 구체적인 검토가 끝나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투자지표 비교공표, 이사회 및 공시담당자 대상 안내·교육 프로그램,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등도 함께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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