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이 경영난으로 다음 달부터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주형 경희의료원장은 지난달 30일 교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개원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올해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뒤 무급휴가 시행, 보직 수당 및 교원 성과급 반납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매일 억 단위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오 원장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 전에 의료원의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함께 해달라”며 “빠른 시간 내 경영 정상화가 진행돼 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실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모든 경영진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경희의료원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상급종합병원도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고,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뿐만 아니라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애초 정부 방침보다 적은 1500명 안팎으로 줄었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백지화 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 휴진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이달 중순까지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