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중독, ‘전자약‘ 치료 가능성 확인

인터넷 게임 중독, ‘전자약‘ 치료 가능성 확인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연구 발표

기사승인 2024-05-09 13:32:32
경두개직류자극(tDCS)을 활용한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 병원 처방 후 재택치료가 이뤄지며 이후 순응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다음 처방을 조정하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전자약’의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tDCS)을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9일 발표됐다.

김대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 클리닉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이 있는 20대 남성 22명을 대상으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방법과 일정에 따라 2주 동안 하루에 30분 자가 치료를 실시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두피에 부착된 전극으로 미세한 직류를 흘려보내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면서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술이다. 기본적으로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뇌 내부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미친다. 

연구 대상자들의 자가 치료 전후 촬영한 MRI 분석 결과, 치료군은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자기조절 능력이 높아지고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중독장애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두엽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뇌 질환이다. 즐거운 행위에 대한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보상 체계가 변하면서 갈망은 증가하고 판단이나 계획, 자기통제 등 인지기능조절 능력은 감소해 ‘중독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현재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없는 상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약물 치료 외 새로운 치료도구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게임 중독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 치료 용도로 승인받은 전자약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처방 사례도 늘고 있다”며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중독,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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