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년차 국민보고 후 기자회견에서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에는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은 정치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 정치 공세·행위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는 게 영향이 있을 수 있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검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봐주기 의혹이 있거나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특검 수용과 거리를 뒀다.

김 여사와 관련 있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해서도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동안 저를 목표로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가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라도 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채 상병 수사결과 기다려야…부족하면 특검할 것”

윤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는 ‘채 상병 특검’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수사 결과를 기다려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 작전 중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며 “사건 재발 방지와 희생자 명예 회복,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진상 규명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자를 구조하는 게 아니라 돌아가시는 분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해서 인명사고가 나게 하냐고 (국방장관에게) 질책성 당부를 했다”며 “앞으로 여름이 남아있고 홍수나 태풍에서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된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결과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검찰에 송치돼 보완 수사를 거칠 것”이라며 “기소될 사람은 재판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할 수 있겠냐.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수사당국에서 상세하게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텐데 국민의 의혹이 있다면 제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 일단은 수사 관계자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믿고 지켜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사퇴 요구는 오해”

윤 대통령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전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얘기가 나온 것 같다”며 “이는 오해가 있었고 문제는 바로 풀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이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으로서 길을 잘 걸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