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자회견 소통방식 갑론을박…與·野 얼음장 ‘대치정국’ 전망

尹대통령, 기자회견 소통방식 갑론을박…與·野 얼음장 ‘대치정국’ 전망

김건희·채 상병 특검 사실상 거부로 여야 대치국면 예고
소통 증가 전망과 구체적 소통 청사진 문제 의견 대립
최요한 “주요 현안 사실상 거부해 여야 대치 국면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24-05-09 16:37:37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듣고 민생 문제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꺼내들었다. 기자회견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채 상병 특검 등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특검법을 중심으로 대치정국이 불가피할 전망을 예상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확인하고 해결하려 했지만 다 하지 못했다. 앞으로 3년은 국민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며 “민생의 어려움이 쉽게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민생을 위해 협력하기 위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야와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의 협업을 강조하겠다”며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일하는게 민심”이라고 국회에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과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야당과 협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협치라고 하는 것이 한술밥에 배부를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지만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확 바뀌고 협치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끈기, 인내, 또 서로에 대한 진정성, 신뢰, 대화, 성의 이런 것들을 먹고 사는 것이 협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서로가 이런 국민을 위한 이런 협치를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 또 절대 이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보고에서 지난 2년간 국정 성과와 앞으로 3년의 국정운영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지원책을 늘리는 정책과 사회적 약자와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예고했다.

국민보고가 끝난 윤 대통령은 최근 정치 현안 중 여야가 강하게 대치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 (그러나 수사를)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이는 정치 공세·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2년 반 동안 저를 목표로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전 정부가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라도 했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을 하기 전 수사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국방장관 질책에 대한 의혹에 대해선 안전에 관한 질책성 당부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에서 2차 보완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기소될 사람은 재판으로 넘어간다.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생존자를 구조하는 게 아닌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왜 이렇게 무리하게 해 인명사고가 나게 하냐고 질책성 당부를 했다”며 “여름이 남아있고 홍수나 태풍이 올 수 있는 데 이런 일은 반복되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의 국민보고와 기자회견을 두고 소통 방식에 대한 입장이 엇갈렸다.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후보시절에도 소통을 강조했지만 분명히 부족한 부분은 있다”며 “이번 2주년 기자회견에서 말 한 것처럼 더욱 소통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도어스태핑(출근길 문답)처럼 매일매일 하는 건 아니지만 기자회견 방식, 형식, 횟수 등 확실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의 소통 강조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소통의 필요성은 절박한 것 같은데 그 소통을 확대해 나갈 구체적인 청사진이나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며 “전에는 대통령의 소통은 선택였지만 지금은 필수다.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여야가 극단대치로 맞서는 이슈에 대해 명확한 해법이 없는 만큼 정치권의 잡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당이 특검으로 강공하면 정부가 야당의 요구를 조금씩 들어주는 공방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이 거부된 만큼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함께 강공 상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민생지원금 25만원이나 다른 야당의 정책을 수용하는 제안을 해 시간을 늦추는 등 질질 끌리는 정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정기조 변화에 대한 야당의 요구에도 특별한 메시지가 없는 만큼 이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모두발언에서 나온 내용은 총선 패배 직후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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