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캡스’에 고전하던 ‘페이커’ 이상혁이 5세트 ‘아리’를 잡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상혁의 활약 덕에 T1은 ‘유럽 맹주’ G2를 가까스로 꺾고 승자조 2라운드에 진출했다.
T1은 10일(한국시간) 오후 6시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 LEC 1시드 G2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2라운드로 향한 T1은 3라운드 승자조 티켓을 두고 LPL 비리비리 게이밍(BLG)과 일전을 벌인다. 지난해 MSI 때, T1은 4라운드 최종전에서 BLG에 1-3으로 무릎을 꿇으며 탈락한 바 있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선수단이 가장 맞붙고 싶은 팀으로 BLG를 꼽은 만큼,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1세트 T1은 레드 진영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신짜오-아지르-바루스-알리스타로 조합을 구성했다. G2는 야스오-릴리아-트리스타나-칼리스타-렐을 픽했다. G2가 첫 세트부터 탑 야스오-정글 릴리아로 변수를 뒀다.
일진일퇴의 공방에서 T1이 절묘한 스킬 연계로 한 발 앞서갔다. 18분 미드 지역 대치에서 T1은 상대를 천천히 끌어들였다. 이때 ‘케리아’ 류민석의 알리스타를 앞세운 T1은 신짜오,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스킬로 한 점을 찍고 돌진했고, 그대로 상대 3인을 제거했다.
T1은 23분 류민석의 점멸 분쇄 콤보로 ‘캡스’ 라스무스 뷘터를 일방적으로 자른 뒤 바론 버프를 챙겼다. 급해진 G2는 사이드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려 시도했으나 T1의 조직적인 운영에 모두 가로막혔다. 승기를 잡은 T1은 상대 바론 승부수를 저지하고 그대로 넥서스에 진격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초반 G2 교전력에 고전한 T1은 경기 중반 절묘한 스킬 연계로 승부를 뒤집고 1세트를 선점했다.
2세트 T1은 레드 진영에서 오른-비에고-탈리야-바루스-니코로 조합을 선택했다. G2는 자크-렉사이-오리아나-칼리스타-레오나를 골랐다.
G2는 상대 노림수를 연달아 흘려냈다. 이어 11분께 ‘페이커’ 이상혁의 탈리야를 자른 뒤 16분 ‘케리아’ 류민석의 니코에 데스를 안겼다. 좋은 교전력을 내세워 전령마저 처치했다. 흐름을 잡은 G2는 17분께 이상혁과 문현준을 연달아 잡고 골드 차를 크게 벌렸다.
힘이 빠진 T1은 ‘브로큰블레이드’의 자크를 막을 수 없었다. 자크의 새총 발사를 이용해 26분 문현준과 이상혁을 잡아내고 바론을 챙긴 G2는 30분 이상혁과 문현준을 또다시 잡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T1은 미드-정글이 흔들리면서 2세트를 상대에 내줬다. 이번 MSI에서 T1이 당한 첫 세트 패였다.
3세트, 1·2세트와 달리 블루 진영을 택한 T1은 트위스티드 페이트-자르반 4세-아우렐리온 솔-칼리스타-카밀로 조합을 골랐다. G2는 야스오-바이-오리아나-바루스-뽀삐를 선택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커리어 처음으로 아우렐리온 솔을 사용하게 됐다.
경기 초반, 바텀은 T1이 우세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은 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듀오킬을 터뜨렸다. 다만 미드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2세트와 동일하게 솔로킬을 당하며 ‘캡스’의 오리아나에 끌려갔다.
이때 G2는 불리했던 바텀 구도마저 좋은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9분 ‘미키엑스’의 뽀삐가 점멸-용감한 돌진 콤보로 이민형을 잡았다. ‘야이크’의 갱킹도 더해지면서 류민석마저 처치했다. 미드 정글 구도에서는 이상혁을 한 번 더 제거하면서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G2는 미드 격차를 이용해 T1을 서서히 눌렀다. T1에는 잘 성장한 오리아나를 노릴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고점이 높은 아우렐리온 솔의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미드에서만 3000골드 넘게 차이가 났고, 2레벨 차도 났다. G2 입장에서는 바이와 뽀삐가 무작정 들어가도 승리할 확률이 높았다. T1은 바론을 막고자 최후의 전투를 개시했지만 G2의 강력함 앞에 무릎 꿇었다. T1은 매치포인트를 G2에 내주며 패자조 위기에 몰렸다.
4세트 T1은 블루 진영에서 크산테-신짜오-아지르-바루스-바드로 조합을 구성했다. G2는 뽀삐-렉사이-오리아나-코그모-레나타 글라스크를 픽했다.
경기 초중반, T1이 침착한 교전으로 앞서나갔다. 13분 드래곤 둥지 앞에서 열린 4대4 교전 때 ‘오너’ 문현준이 적극적으로 돌진했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이 적절한 호응을 선보이면서 4대1 킬 교환에 성공했다. 2용도 일방적으로 챙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T1은 무난히 성장한 챔피언들을 바탕으로 23분 한타에서 대승했다. 먼저 문현준의 신짜오가 물렸지만, ‘페이커’ 이상혁이 상대 뒤로 파고들어 ‘슈퍼토스’를 작렬했다. 바론 버프도 획득하면서 골드 차를 만 골드 차 이상으로 벌렸다. 26분 G2 진영에서 상대를 무너뜨린 T1은 그대로 넥서스를 깨고,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운명의 5세트, T1은 바텀 듀오의 필살기인 바루스-칼리스타 듀오를 먼저 뽑았다. 상체는 크산테-리신-아리로 꾸렸다. G2는 블루 진영에서 자크-벨베스-탈리야-징크스-뽀삐를 골랐다.
먼저 G2가 적극적인 인베이드로 초반 구도를 흔들었다. 이후 3분께 바텀에서 ‘미키엑스’ 뽀삐가 절묘한 ‘용감한 돌진’으로 이민형에 스턴을 넣었고, 첫 킬을 올렸다. 이 득점으로 인해, 바루스-칼리스타로 압박해야 할 T1 바텀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T1은 미드 갱킹으로 탈리야를 잡고 ‘캡스’의 영향력을 줄였다.
위기의 순간, ‘페이커’ 이상혁이 영웅으로 등장했다. 19분께 미드 교전에서 잘 큰 문현준이 먼저 끊겼다. 하지만 여기서 상대 빈틈을 파고든 이상혁은 ‘매혹’을 ‘한스사마’에게 적중하며 제압했다. 곧바로 미드 지역 텔레포트로 ‘캡스’까지 끊어냈다. 이상혁 덕에 T1은 3용마저 챙겼다.
흐름을 잡은 T1은 22분께 미드 한타에서 다시금 4인을 잡고 대승을 거뒀다. 이번엔 최우제가 ‘한스사마’를 마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다소 급했던 T1은 26분 바론 버프를 획득했지만 한타 패배로 상대에게 흐름을 살짝 내줬다.
그렇게 맞이한 T1의 4용이 걸린 한타에서 이상혁이 먼저 잡히는 악재를 맞이했다. 하지만 T1은 침착하게 상대 공세를 받아쳤고, 역으로 ‘브로큰블레이드’와 ‘미키엑스’를 제거했다. 결국 바론과 4용 버프를 획득한 T1은 미드·바텀 2억제기를 밀고 승기를 잡았다. 이후 37분 상대 진영에서 ‘에이스’를 띄운 T1은 넥서스를 부수고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