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샤이니가 펼쳐낸 무한의 우주 [쿡리뷰]

빛나는 샤이니가 펼쳐낸 무한의 우주 [쿡리뷰]

기사승인 2024-05-26 19:37:35
그룹 샤이니 콘서트 현장. SM엔터테인먼트

암전된 공연장이 순식간에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익숙한 반주와 함께 어둡던 스크린에 민트색 빛의 문이 열리자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나 빛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16년을 함께한 그룹 샤이니와 샤이니월드(팬덤명)에게 새로운 추억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인천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샤이니의 앙코르 콘서트 ‘샤이니 월드 6 - 퍼펙트 일루미네이션: 샤이니스 백’은 이들의 관록과 끈끈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샤이니는 3회 공연 모두 시야제한석까지 포함해 전석 매진시켰다. 사흘간 동원한 관객만 3만명. 팬덤 사이에선 일찍부터 좌석을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했던 멤버 온유가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자리여서다. 그가 8집 수록곡을 라이브로 소화한 건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남다른 감회를 느낀 건 온유도 마찬가지. 온유는 “여러분과 멤버들이 잘 기다려준 덕에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며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샤이니. SM엔터테인먼트

초반부터 “마지막 공연인 만큼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들은 몸을 불사르는 열정을 보였다. 격렬한 안무와 함께 라이브를 하다 이어 마이크가 부러질 정도였다. 공연 연습 중 스마트 워치의 위험 신호를 들은 적도 있단다. 노력으로 쌓아올린 실력은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흔들림 없는 라이브부터 퍼포먼스까지, 완성도 높은 공연에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첫 등장부터 환호성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오더라”며 놀라워했다.

데뷔 16주년을 맞은 샤이니는 무대를 안방처럼 휘젓고 다녔다. 여러 히트곡을 낸 만큼 익숙한 노래들이 관객을 반겼다. ‘루시퍼’, ‘드림걸’, ‘에브리바디’ 등 역대 타이틀곡부터 ‘더 필링’, ‘아이덴티티’, ‘방백’ 등 인기 수록곡을 망라한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해 진행한 서울 공연과 지난 2월 열었던 도쿄 공연의 세트리스트를 재구성한 결과다. 공연 연출 역시 돋보였다. 샤이니는 플라잉 스테이지와 무빙 스테이지로 무대를 옮겨다니며 곳곳의 관객과 호흡했다.

샤이니. SM엔터테인먼트

이름처럼 빛의 향연 같은 공연이기도 했다. 매 순간 반짝이는 빛이 곡과 만나 색다른 분위기를 냈다. ‘재연’을 부를 땐 팬들의 플래시 이벤트가 곡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종현의 파트를 부르며 그의 생각을 했다던 태민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빛의 물결에 울컥했다고도 털어놨다. “꿈속에 있는 기분”, “감동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고도 했다.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인 가치들이 눈에 보이는 자리였다. 그간 쌓인 시간들은 샤이니와 샤이니월드를 견고하게 연결했다. 공연 말미 종현의 이야기를 꺼낸 키는 “이번 콘서트는 유독 개인 여행 중인 그분이 많이 생각나더라”며 “우린 늘 같이 있다고 믿는다. 과거형이 아니라 우리 다섯은 언제나 함께”라고 했다. 새로이 펼쳐낸 무한의 우주에서 이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꺼냈다. 멤버들은 “여러 순간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됐다. 샤이니월드는 우리의 자부심”(태민), “‘이제 시작’이라는 슬로건처럼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 여러분은 샤이니의 희망”(민호), “앞으로도 민트색 별로 우리 앞을 수놓아 달라”(키), “많은 일이 있어도 샤이니와 함께해 달라”(온유)고 소망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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