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강력 온실가스를 산소와 질소로 되돌리는 기술

[쿠키과학] 강력 온실가스를 산소와 질소로 되돌리는 기술

에너지연, 아산화질소 분해 촉매기술 개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대량발생 온실가스 제거 기대

기사승인 2024-05-29 10:35:00
우리나라 경제의 효자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서 불소계 화합물과 아산화질소 등 다양한 온실가스가 대량 발생한다.

특히 아산화질소는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 대비 300배 이상인데다 대기에 머무는 기간이 120년이나 되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생산과정에서 절연막 형성과 세정을 위해 사용하는 아산화질소는 잔류가스 형태로 남거나 공정 중 화학반응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때문에 산업현장에서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연소 또는 플라즈마 방식의 스크러버 장비 ‘POU(Point of Use)’를 사용한다.

그러나 연소방식은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아이러니를 피할 수 없고, 플라즈마방식 역시 대량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처리용량이 분당 300리터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최근 패널 크기가 커지면서 기존 POU 방식은 대응이 불가능한 분당 최소 2,000리터 처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분해하는 촉매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이신근 박사팀이 아산화질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촉매를 개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신근 박사팀이 개발한 에그쉘 구조 아산화질소 분해 양산형 촉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아산화질소 촉매분해방식은 낮은 온도에서 많은 배출가스를 분해하면서도 질소산화물을 생성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인 분해 방식이다.

이에 에너지연 연구팀은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촉매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달걀껍질을 닮은 에그쉘 구조를 적용했다.
 
또 촉매 내부는 열과 힘에 강하면서도 제조공정이 매우 간단한 알루미나 지지체를 적용, 이를 가래떡을 뽑아내는 형태의 간단한 압출 공정을 통해 제조해 양산성을 높였다.

외부는 둥근 표면을 따라 얇게 퍼질 수 있도록 스프레이 코팅법으로 구리촉매를 고르게 퍼트려 아산화질소 반응도를 높임으로써 분해성능을 향상시켰다.

구리촉매는 현재 사용되는 고가의 루테늄 촉매보다 매우 저렴하면서 우수한 산화환원반응을 갖는다.

때문에 지지체 표면을 따라 얇고 고르게 분산된 구리는 아산화질소 분해반응을 일으키는 표면적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표면에 흡착된 아산화질소를 질소와 산소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최대 20%에 이르는 농도에서도 아산화질소를 99% 이상 분해할 수 있고, 500시간 이상 운전에도 촉매 성능을 유지하는 내구성을 갖는다.

에그쉘 구조 고농도 아산화질소 분해촉매 장기 내구성 측정 결과, 매우 높은 농도인 20%의 아산화질소를 분해할 때 500시간 동안 촉매성능 저하 없이 99.5% 공기로 분해한 기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게다가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실험실 규모임에도 촉매를 하루 30㎏ 이상 제조할 수 있어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보였다.

이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간단한 제조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암모니아 연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래 왼쪽부터 시계방향)이신근 책임연구원, 변세기 선임연구원, 황효정 기술원, 서두원 책임기술원, 이은한 학생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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